[G2데이]체면 구긴 미국과 달러

[G2데이]체면 구긴 미국과 달러

조철희 기자
2011.04.21 13:56

중국·위안화는 차곡차곡 실속 챙겨

[편집자주] 요즘 글로벌 정치경제 이슈에서 美-中 관계를 빼면 속된 말로 '앙꼬없는 찐빵' 신세입니다. G2의 '오늘(today)'에서는 두 플레이어들의 따끈한 소식들을 미주알 고주알전하겠습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10명의 상원 대표단이 지난 18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대표단은 20일 왕치산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예방해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리드 원내대표는 미 여당인 민주당의 실질적 지도자이다. 따라서 그의 카운터파트가 후진타오 주석은 아니더라도 총리급은 됐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회담후 나온 성명도 무언가 빠진 느낌이다. 우선 왕 중국 부총리는 "경제 문제의 정치화를 막아야 한다"며 미국의 중국 위안화 환율 문제 공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서로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며 어르고 달래기도 했다.

반면 리드 원내대표가 낸 성명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만 그쳤다. 평소 미 상원이 칼날을 세우던 환율,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상원은 이번 대표단 방중이 환율, 경제, 외교, 안보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아무 내용도 없었다.

미국 내에선 맥없는 상원의원들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심지어 대표단의 방중이 외유성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시카고 지역방송 WLS는 국가부채 문제와 S&P의 등급전망 하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 상원의원들은 배우자까지 동반해 중국으로 호화 유람을 떠났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미국이 안팎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사이 중국은 국내외 사안들에서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실속을 챙기고 있다. 국내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등 준비한 대책들을 꾸준히 펼치면서 큰 어려움은 겪지 않고 있다.

또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위안화 절상을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대신 절상 속도를 점진적으로 유지해 충격을 줄였다. 아울러 위안화 절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위안화 국제화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홍콩 등에서 조달한 위안화를 중국 본토로 쉽게 가져올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싱가포르에선 현지법인을 통해 위안화 거래를 직접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코헨 액션이코노믹스 이사는 "중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위안화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지위에 걸맞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로화나 엔화와 비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 밖에서의 위안화 사용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힘의 균형을 재정립할 수 있다며 위안화가 달러의 국제기축통화 지위를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위안화 수요 확대는 달러 수요를 줄여 미국에 금리인상과 차입비용 상승 등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달러는 최근의 미국만큼이나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0일 16개월 저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순 고점에서 약 16%나 하락했다. 이 중 절반은 최근 3개월 사이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위험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달러 약세의 요인이지만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최근 보이고 있는 실망스러운 모습들도 달러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데이비드 컨스 머니코프 이사는 "달러는 미국 정치인들이 국가부채 문제를 대하고 있는 태도 때문에 고난을 겪고 있다"며 "부족한 문제 해결 의지는 약달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미국 달러는 계속 약세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나라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임무를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결국 중국 위안화에 지위를 내주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달러의 퇴위가 이미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같은 상황 급변에 가뜩이나 문제가 산적해 있는 미국이 어떤 수를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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