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버핏과 쿨가이

[기자수첩]버핏과 쿨가이

송선옥 기자
2011.05.04 13:56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다. 내 실수가 맞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워런 버핏 회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그간의 침묵을 깨고 결국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버크셔 자회사의 최고경영자이자 버핏 후계자로 유력시되던 데이비드 소콜이 내부자 거래혐의로 지난 3월 퇴사할 당시만 해도 “소콜이나 나나 그의 투자가 불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둔했던 것과는 큰 변화다.

가치 투자를 최우선으로 꼽던 버핏과 버크셔가 소콜의 내부자 거래로 얼룩지면서 주주총회가 예년과 같은 축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은 버핏의 고백에 환호했다.

미 투자운용협회의 회장이자 버크셔 주주안 비탈리 케이트넬슨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들의 사람들이 이번 사태가 해결된 것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환호하는 이유는 버핏이 정면돌파를 택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버핏이 누군가. 막대한 이익을 줄 것같던 닷컴버블을 경고하고 뛰어난 혜안으로 남들이 주목하지 않던 코카콜라 디즈니랜드 등에 투자해 가치투자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인물이다. 또 막대한 부를 자식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기부를 약속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준 그다. 그는 진심어린 사과와 소통으로 투자자가 기대했던 바를 충족시켜줬다.

버핏은 이렇게 쿨하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물건너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한국 금융계는 최근 저축은행의 모럴 해저드와 대규모 전산장애로 어수선하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발품을 팔아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은 결국 자신이 대주주들의 사금고에 돈을 넣었다는 얘기에 기가 찬다.

전산망 불통으로 카드대금을 제때 못갚아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전기료를 못내 단전에 처할뻔 했던 고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누구의 소행이든 수많은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것은 금융당국의 미숙한 대응이다.

문제가 발생했지만 소리내어 소통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버핏의 쿨한 소통에 갈증만이 큰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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