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약세와 기술주와 소매업종 부진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 지표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011년 이후 처음 연초 대비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하락한 채 2015년을 마무리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9.42포인트(0.94%) 내린 2043.9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178.84포인트(1.02%) 하락한 1만7425.0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8.44포인트(1.15%) 급락한 5007.41로 거래를 마쳤다.
연간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0.7%, 다우지수는 2.2%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5.7% 상승했다.
BNP 파리바의 필립 기젤스 수석 전략분석가는 “올해에는 산타 랠리를 보지 못했다”며 “이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좋지 못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 고용·제조업 지표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일제히 기대에 못 미치며 증시 하락 요인이 됐다.
먼저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 노동부는 26일까지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7000건으로 2만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며 예상치 27만건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추세를 보여주는 4주간 평균 건수는 4500건 늘어난 27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고용시장 강세 여부를 판단하는 30만건을 밑돌고 있어 고용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동부는 연말 연휴 기간으로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제퍼리스 그룹의 토마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시즌에는 대체로 고용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크게 우려할만한 수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미국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경기도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1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48.7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카고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12월 수주잔고는 17.2포인트 하락한 29.4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로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신규 주문지수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전체 응답자 가운데 55.1%는 올해보다 내년에 수요가 더 강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 국제유가 반등했지만 연간 31% 급락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 감소와 연말을 앞두고 환매(short covering) 물량 영향으로 1%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30% 이상 급락하며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2년 연속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4달러(1.2%) 오른 37.04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30.5% 떨어졌다. 지난해 하락폭(46%) 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1.05달러(2.8%) 급등한 37.51달러에 마감했다. 12월에만 17% 떨어졌고 연간 기준으로는 36% 폭락했다. 그나마 지난해 48% 하락보다는 나은 수준이다.
이날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줄어든데다 미국이 이란 제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전주 대비 2건 감소한 536건을 기록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사일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새로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강력한 폭풍으로 북해 지역의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브랜트유 가격을 더 끌어올렸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3일 연휴와 연말을 맞아 숏커버링(환매)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란에서 핵 협상 결과를 위협할 수 있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 트레이더들은 매도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 올해 달러 9.3%↑ 금값 10.5%↓ 美 10년물 국채 10bp↑
달러는 연간 기준 9.3% 상승하며 2015년을 마무리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 오른 98.0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연간 기준 9.3%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7% 하락한 1.0868로 마감했다. 올해 달러/유로 환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10%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20.23엔으로 마감하며 연간 기준으로 0.4%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4년 연속 상승했다.
국제금값은 올해 들어 10.5%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4달러(0.1%) 오른 1060.2 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1.5% 하락했고 월간 기준으로는 0.5% 떨어졌다. 연초 대비로는 10.5% 급락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4센트(0.2%) 하락한 13.80달러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3.9%, 월간 기준으로는 1.9% 떨어졌다. 연간으로는 11% 급락했다.
이날 구리 가격은 0.5% 하락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무려 24% 급락했다. 백금은 2.4% 올랐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6% 떨어졌다. 팔라듐도 2.4% 반등했지만 올해 전체로는 약 30% 폭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증시 하락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서 하락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연간 기준으로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bp(1bp=0.01%) 하락한 2.27%로 마감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0bp 올라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떨어진 1.06%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0.69%%보다 높은 수준이다.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1.76%를 기록했다. 지난해말에는 1.71%였다.
◇ 유럽증시 ‘양적완화’에 엇갈린 성적표… 中 증시 9.5%↑ 가장 높은 상승률
유럽 증시는 2015년 마지막 거래일에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위스, 러시아 증시는 연말을 맞아 휴장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0.51% 하락한 6242.32를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0.86% 떨어진 4637.06으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연초 대비 6.9%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 완화로 주요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증시는 연간 기준 8.5% 올랐고 독일 증시도 연초대비 9.5% 상승했다. 반면 ECB의 양적완화 효과를 보지 못한 영국 증시는 연간기준 4.9% 하락했다.
올해 유럽 증시의 최대 복병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이었다. 이에 따라 앵글로 아메리칸의 주가는 75% 폭락했고 글렌코어 주가도 70% 떨어졌다. 원유 탐사업체인 시드릴도 65% 하락했다.
중국 증시는 시장의 격랑을 헤치고 글로벌 증시 가운데 연간 기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94% 하락한 3539.31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간 기준 9.41% 올랐다.
지난 여름 중국 증시를 흔들었던 투매 열풍은 잦아들었고 증시의 변동성도 떨어졌다. 상하이증시의 50일 평균 변동성은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버나드 오우 IG 전략가는 “중국 증시는 올들어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상반기 나타난 거센 랠 리가 2분기 극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정부는 경제 구조개혁에 헌신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증시는 내년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진폭은 올해와 비교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