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며 엇갈렸다. 장 초반 중국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0.7% 가까이 상승 출발하며 지난주 부진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2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국제유가와 바이오업종 부진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서는 더욱 낙폭을 확대하며 1%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반전은 장 마감을 30여분 남기고 일어났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급반등에 성공하며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지수에 반영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포인트(0.09%) 오른 1923.6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2.12포인트(0.32%) 상승한 1만6398.57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5.64포인트(0.12%) 하락한 4637.9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은 주가가 크게 출렁이며 지수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애플 주가는 장 초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장 초반 1.2% 급등했다. 하지만 도이체뱅크가 목표 주가를 종전 125달러에서 1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상승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62% 올랐다.
에너지 업종(로이터 기준)이 2.27% 급락하며 가장 낙폭이 컸고 원자재업종과 헬스케어도 각각 1.49%와 1.21%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한편 뉴욕 증시는 이날 알코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하지만 전망은 우울하다. 로이터는 지난해 4분기 S&P500 기업의 순익이 4.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국제유가, 12년여 만에 31달러선 추락… 20달러 전망도 나와
이날 증시는 국제 유가가 12년여 만에 31달러 선으로 급락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5달러(5.3%) 폭락한 31.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12월 5일이후 12년 1개월여 만에 최저 가격이다. 지난주 10.5% 폭락한데 이어 6일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덩 2달러(6%) 급락한 31.5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4년 4월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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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중국 증시 폭락 영향으로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주 10%넘게 하락한데 이어 전날 5.3% 폭락했다.
아큐비아의 클레이턴 버논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롱 포지션(매수)을 취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순 롱 포지션 규모는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단절로 세계 원유시장의 패권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원유 수입국 입장에서는 유가가 더 비싸지게 돼 수요가 줄어든다.
한편 이날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브랜트유 가격이 20~25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위안화가 15% 평가절하되면 달러화는 3.2% 평가절상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브랜트유는 배럴당 2~5달러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 “美 경제 최대 우려, 글로벌 리스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중국 성장 둔화와 저유가 등 글로벌 리스크가 현재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최대의 우려 요소라고 밝혔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로터리 클럽에서 미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 같은 대외적 리스크 요인이 없다면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순조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하방 위험은 대부분 대외적 요소가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다"며 중국 경제 우려로 인한 글로벌 증시 매도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단절에 따른 중동의 긴장고조, 북한 핵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강력한 국내 수요에 힘입어 올해 미국의 성장률이 2.5%까지 올라갈 것임을 차분하게 낙관했다. 또한 이 같은 성장률은 완전고용(실업률 4.9%) 달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의 물가상승률을 향한 전진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록하트 총재는 해외부문에서 기인한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미국 가계와 기업들이 지출을 늘려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에 힘입어 연준은 올해 정해진 금리인상 계획을 계속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추후 금리인상이 두 번 회의에 한 번꼴보다 더 빨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 조차도 물가상승률이 오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hard evidence)의 존재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록하트 총재는 "인플레이션 동향이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준 정책위원들은 유가가 안정화하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멈추면 물가가 상승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건은 물가 상승 속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물가 상승률의 진행 속도에서 보다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하지만 연은 총재 자격으로 회의 참석은 계속하게 된다.
연준은 올해 총 8차례의 정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그 첫 번째 회의는 이달 말에 열린다.
연준은 지난달 16일 FOMC에서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종전의 0~0.25%에서 0.25~0.50%로 올렸다.
◇ 달러 ‘강세’ 금값 ‘소폭 하락’
달러는 캐리 트레이드가 줄어들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58% 오른 98.84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72% 하락한 1.085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1% 오른 117.67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유로는 캐리 트레이드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급락으로 캐리 트레이드가 주춤해졌다는 분석이다.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통화로 자금을 조달,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달러 강세는 국제 금값에 악재로 작용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3달러 하락한 1097.6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금값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지난 주에만 3.6% 상승, 약 4개월 여 만에 최대 주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5.2센트(0.4%) 내린 13.866달러에 마감했다.
불리언볼트의 애이드리언 애쉬 리서치 부문 대표는 "2006년 이후 10년 동안 1월 금값은 연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2번만 하락했고 평균 상승률도 4.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 유럽증시, 中 우려에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급등락 끝에 하락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41% 하락한 1335.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33% 하락한 340.23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20% 후퇴한 3027.49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69% 떨어진 5871.83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0.25% 내린 9825.07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49% 하락한 4312.74에 장을 마감했다.
재스퍼 로울러 CMC마켓 시장분석가는 “중국증시의 폭락과 유가 변동성이 시장을 안절부절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지난주 증시급락의 과도했는지를 재평가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