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 "1997년 데자뷔 없다, 환 투기세력 강력 대응"

中·홍콩 "1997년 데자뷔 없다, 환 투기세력 강력 대응"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1.28 18:51
홍콩 금융 당국이 조지 소로스 등 환 투기 세력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사태 같은 일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보다 외환 보유고가 크게 늘었고, 홍콩의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홍콩 금융 당국이 조지 소로스 등 환 투기 세력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사태 같은 일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보다 외환 보유고가 크게 늘었고, 홍콩의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가 대대적인 홍콩달러 환 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환 투기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같은 심각한 상황을 연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한편으로 중국 경제 최고 책임자로 불리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까지 나서 환 투기 세력을 비판했다.

28일 중국 상해증권보는 조지 소로스 등 글로벌 환 투기 세력이 최근 홍콩 달러를 잇따라 공매도하고 미국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홍콩에서 환 투기를 벌이고 있지만 이번 투기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같은 사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홍콩 금융관리국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경제상황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며 “홍콩 은행의 체계는 이미 충분히 강화됐기 때문에 이번 환율 파동과 해외자금 유출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관리국은 “(조지 소로스 등) 투기 세력은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처럼 홍콩 주식과 항셍지수 선물을 매도한 뒤 연이어 홍콩달러를 공매도해 금리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금융시장에 심리적 공황을 초래하고 싶어한다”며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폭리를 취하려고 하지만 실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홍콩 환 투기, "막대한 외환보유고로 이전처럼 쉽지 않을 것"

우선 1997년 당시보다 홍콩달러의 본원통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현재 홍콩 통화시장은 1조홍콩달러 규모가 훨씬 넘어 투기세력이 이를 공격하려면 필요한 자금만 수 천 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홍콩달러 공격이 이전처럼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997~1998년 항셍지수는 대부분 부동산 관련주나 은행주들로만 구성돼 있어 금리에 유난히 민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항셍지수는 이들 주식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주식들로 구성돼 당시처럼 금리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홍콩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도 환 투기 세력을 용납하지 않을 전망이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홍콩 외환보유고는 3600억 달러로 1998년 900억 달러를 훨씬 앞선다”며 “홍콩달러 본원통화도 1조6000억홍콩달러로 1998년 1900억홍콩달러보다 8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본보기 삼아 유동성 조절 정책을 도입한 것도 환 투기 세력을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이다. 홍콩 금융당국은 1998년 9월부터 어음 및 채권 할인 정책을 도입해 시중은행이 외환기금 수표나 채권을 중앙은행으로부터 할인받아 충분히 유동성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 정책으로 홍콩 시중은행에 공급 가능한 금액은 8500억홍콩달러로 알려졌다.

홍콩 항셍지수 주가수익비율이 8.3배로 1997~1998년(최고 13.4배)보다 한결 낮은 것도 공매도 수익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최근 홍콩달러 환율과 주가가 동시 하락한 배경은 환 투기세력의 홍콩 주식 매각에 따른 것”이라며 “이 매각 자금으로 홍콩달러를 공매도하고 달러를 사들여 환율까지 들썩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홍콩달러 환율이 7.85홍콩달러에 근접했지만 이같은 환율 상승이 장기 추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외환 헤지가 늘었기 때문으로 홍콩달러 환율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리보 금리도 최근 7년 새 가장 높지만 1997년 당시 수준까지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커창 총리도 환 투기 비판, "중국 경제 경착륙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 조지 소로스를 중심으로 한 환 투기 세력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더 고조되고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리커창 총리가 최근 상공인 좌담회에서 홍콩 환 투기 세력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해 숏(매도)을 한다거나 중국 경기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며 “얼마나 터무니 없는 주장이냐”고 밝혔다. 조지 소로스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환 투기 세력을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리 총리는 중국은 이미 10조 달러 규모의 경제대국으로 현재 GDP 1%는 5년전의 1.5%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신화망과 환구시보, 신경보 같은 중국 주요 언론도 조지 소로스의 투기와 관련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편 조지 소로스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홍콩달러 하락에 베팅했다가 홍콩 금융 당국의 저지로 큰 손실을 입으며 물러선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금리가 30% 이상 치솟으며 이후 홍콩 경제도 긴축 재정의 후유증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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