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상승과 애플의 실적 부진에 따른 기술주 약세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관심이 집중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6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단서를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좀더 긍정적으로 변했고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45포인트(0.16%) 상승한 2095.15를 기록했다. 장초반부터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1.23포인트(0.28%) 오른 1만8041.55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25.14포인트(0.51%) 하락한 4863.1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에 가장 큰 부담을 준 것은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이었다. 전날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으면서 6.27% 하락했다. 에너지와 유리틸리티 업종 지수는 각각 1.9%와 1.16% 상승하며 버팀목이 됐다.
◇ 美 FRB '예상대로' 금리 동결… 6월 '힌트' 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현행 0.25~0.5%로 동결하기로 했다. 경기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낮은 물가상승률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FRB는 이날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을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3월에 이어 또 다시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만장일치에 또 실패한 셈이다.
FRB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단서를 주지 않았다.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지난해 10월 성명서에서처럼 ‘다음 회의’와 같은 문구는 없었다.
다만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표현이 삭제돼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이 좀더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정책위원들이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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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는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호조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역시 노동시장이었다. 성명서에서 “3월 지표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시장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표현에 주목했다. 도이치뱅크의 조셉 라보크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6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안이 테이블 위에 오르지 못할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가계 소비지출 증가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가계의 실질 소득은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심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시장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성명서에는 “물가상승 지표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문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내놓지 않았다. 리스크는 미국 경제가 FRB의 예상을 벗어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리킨다. 예상보다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은 하방 리스크(downside risks)로, 반대의 경우는 상방 리스크(Upside risks)로 표현하고 있다. 예상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을 때는 ‘균형 잡힌(balance)’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어졌다. 성명에서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순수출은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 美 3월 잠정 주택매매 예상 웃돌아…10개월만에 최대 증가
지난달 미국의 잠정 주택매매 계약이 두 달 연속 늘며 10개월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예상보다는 세 배 가까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날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잠정 주택매매는 전달에 비해 1.4%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0.5% 증가를 예상했었다. 다만 당초 3.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던 2월 수치는 3.4% 증가로 소폭 하향 수정됐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도 1.4% 늘며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네 개 지역 중 3개가 전월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북동부 지역 계약이 3.2% 늘었다. 중서부와 남부는 0.2%, 3.0% 확대됐다. 반면 서부 지역 계약은 1.8% 줄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수 지역의 주택공급이 부족했는데도 3월 과반수의 시장에서 꽤 강한 계약활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봄 모기지금리가 놀라울 만큼 떨어진 덕분에 잠재구입자들의 자금부담이 다소나마 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유가, 美 재고증가 불구 금리 동결에↑…WTI 45달러 돌파
국제 유가가 3% 가까이 급등하며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 반전했지만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9달러(2.9%) 상승한 45.33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39달러(3.04%) 상승한 47.1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200만배럴 늘어난 5억406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110만배럴 감소와는 정반대 결과여서 시장에 다소 충격을 줬다. EIA 발표 직후 유가가 일제히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시장 거래분 인도 지역인 쿠싱의 재고는 180만배럴 증가했다. 3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일평균 25만7000배럴 줄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88.1%로 집계됐다.
휘발유 재고는 160만배럴 증가해 3주 만에 늘었다. 시장에서는 40만배럴 줄었을 걸로 예상했다.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는 170만배럴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31만4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 달러 ‘약세’ 금값 1250달러 돌파 후 상승 둔화
달러가 FRB의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2% 하락한 94.39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2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 직후 0.2%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26% 상승한 1.1327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전날 수준인 111.32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 영향으로 1250달러 선을 돌파하며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FRB가 6월 기준금리 인상에 관한 단서를 내놓지 않으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달러(0.6%) 상승한 1250.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1246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은 가격은 17.6센트(1%) 상승한 17.33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1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세커러 인베스터의 니포 팬텔리스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금값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이후 다소 상승세가 꺾였다"며 "성명서가 다소 매파적(금리 인상에 호의적인)이라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은 1% 하락한 반면 백금과 팔라듐 가격은 각각 0.5%와 0.9% 상승했다.
◇ 유럽증시, 이틀째↑…에너지·유틸리티 강세
유럽 주요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다 이틀째 상승했다. 에너지 및 유틸리티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수의 보폭은 제한적이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27% 상승한 1370.74를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29% 오른 348.32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29% 높아진 3130.43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56% 상승한 6319.91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58% 오른 4559.40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0.39% 높아진 1만299.83을 기록했다.
반면 그리스 ATG 지수는 전일보다 2.5% 하락 마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당초 다음날로 예정했던 회의를 연기한 결과다.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가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이행해야 할 스개혁 요구사항을 논의하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러 약세를 따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주가 동반 상승했다. 노르웨이 스탯오일은 6% 랠리를 펼쳤다. 1분기 조정 영업익이 71% 급감했으나, 시장 예상은 웃돈 결과다.
아디다스도 분기 순익이 38% 증가한 가운데, 연간 순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6% 상승했다.
애플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감소를 기록하면서 기술주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애플 공급사인 오스트리아 마이크로시스템스가 2.6% 하락했다.
반면 또 다른 애플 공급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실적 서프라이즈에 10%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