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일수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 대표

2003년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를 '희망 없는 대륙'이라고 모질게 평가했다. 그런 이코노미스트가 2011년에는 아프리카를 '떠오르는 대륙'이라며 치켜세웠다.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아프리카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주이스라엘대한민국대사관 대사, 주카자흐스탄대한민국대사관 대사 등을 지낸 김일수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 대표는 빠른 경제 성장, 안정을 찾아가는 정치, 인구 증가 등으로 아프리카가 비상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금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아프리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프라 구축인만큼, 이 분야에 노하우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대한민국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프리카 하면 여전히 가난, 불안한 정치상황과 치안, 열악한 위생환경 등에 대한 편견이 있다.
▶냉전 종식 후 미국, 소련에 의한 원조가 끊기면서 1990년대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했다. 더욱이 소말리아 내전, 르완다의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콩고 분쟁 등이 발생하며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석유값이 오르면서 이를 바탕으로 일부 국가들이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아프리카의 경쟁성장률이 아시아를 앞서기도 했다. 지금은 석유값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지만, 에티오피아 등은 원자재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산업을 통한 경제 성장을 모색하는 등 과거와 분명 달라졌다.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 상황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선거로 정권이 바뀌는 나라가 절대적으로 많다. 2003년 '아프리카 연합'이 출범한 것 역시 아프리카의 정치가 안정돼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연합 이전에는 '아프리카 단결기구'가 있었는데, 둘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아프리카 단결기구는 식민주의 극복, 민족해방, 반(反)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극단적 인종차별정책) 등 투쟁적 성격이 강했다. 아프리카 연합은 번영, 평화, 생활 수준 향상 등을 추구한다. 아프리카는 출산률이 높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대륙이라는 점도 잠재력을 지니는 이유다. 저렴한 임금에 노동력까지 풍부해지면서 생산기지로서 점차 중요해진다. 또한 시장으로서의 가치도 커진다.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이 더딘 듯 하다.
▶기회를 제일 잘 잡은 곳이 중국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연 20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을 하면서 유럽을 제치고 최대 교역 상대국이 됐다. 2015년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협력 포럼에서는 3년간 6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차관, 개발협력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일본 역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도쿄 국제회의를 3년마다 열고 있으며,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와 터키도 아프리카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체 교역 규모 중 아프리카에 대한 것이 1.3% 수준에 그칠 정도로 미미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며 54개국이 있는 대륙 전체와 교역이 1.3%에 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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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나.
▶인프라 분야다. 특히 전력 관련 시설들에서 기회가 많다. 아프리카의 전력 보급율은 30% 수준이다. 단순 토목은 중국과 터키가 이미 아프리카 내에서 자리를 잡아 경쟁이 안된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고급 기술을 요구하는 영역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제조업과 관련해서도 섬유 등 노동집약적이면서 생산기지 이전 효과가 있는 분야는 기회가 있다. 또 아프리카 사람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종자 개량 등에 경쟁력이 있는 농업 분야 역시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아프리카에 진출할땐 장기적 관점으로 다가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