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선 앞두고 "이스라엘 정착촌 합병"… 표 몰이?

네타냐후, 총선 앞두고 "이스라엘 정착촌 합병"… 표 몰이?

강민수 기자
2019.04.07 12:04

비리 스캔들·박빙 지지율 타개책으로 보여… 팔레스타인 측 "정착촌은 불법"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9일 열릴 총선에서 승리하면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안 정착촌 합병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매체 '채널 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왜 서안 지역으로 영토 주권을 확장하지 않는지 묻자 "누가 안 한다고 했냐"며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라며 "이스라엘 주권을 확장할 것이며 정착촌 단지와 외딴 정착촌을 구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앞에 다가온 이스라엘 총선 구도는 박빙 상황이다. 이스라엘 TV '채널 13'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크드당과 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의 중도정당연합 '블루와 화이트'가 각각 28석씩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상가상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월 이스라엘 법무부 장관이 기소하겠다고 나서는 등 부패 혐의로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이날 총리의 발언은 자국 강경파를 자극해 막판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측은 즉각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어떤 조치나 어떤 발표도 사실을 바꾸진 못한다"며 "정착촌은 불법이며 이는 곧 제거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바스찬 어셔 BBC 아랍 지역 전문 에디터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잠재적인 폭발력을 지닌 말"이라며 "정착촌 합병은 팔레스타인 측의 분노를 돋굴 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난을 살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4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이스라엘 정착촌은 '뜨거운 감자'다. 팔레스타인 통계국과 이스라엘 측에 따르면 이 지역엔 현재 각각 29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40만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거주한다. 팔레스타인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 지구에 국가를 수립하려 해왔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합병했고, 가자 지구에선 철수한 상태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 군이 주둔 중이다.

팔레스타인 및 국제 사회는 이 정착촌이 점령지에서 자국민 정착을 금지하는 제네바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제네바협약 4조는 "점령 세력은 점령지에 민간인들을 강제 추방하거나 옮겨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안보 필요성 및 해당 지역과 성경 등의 연관성을 내세우며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한편 네타냐후의 발언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 이스라엘 행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했다. 지난 2017년 12월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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