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보유만 안 하면 돼, 이란 위대한 상태로 복원하는데 도움 주겠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직접 대화를 재차 요청했다. 북한처럼 이란이 핵 보유만 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경제를 재건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이란이 내게 전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내게 전화해 우리가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공정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란에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그렇다면) 이란을 다시 위대했던 상태로 다시 복원시키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8일에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가디언은 "미국이 대이란제재 해제를 위해 이란에 요구한 조건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으로 낮췄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협정이 이란의 핵개발과 중동지역의 분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탈퇴했다. 2015년 맺은 이란 핵협정은 이란이 15년간 핵연료를 만드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이후 이란의 석유·광물·금융 기업에 대한 제재는 물론, 이들과 거래하는 제 3국의 기업들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을 시행 중이다. 미국은 이란이 재제를 해제하려면 시리아·예멘·이라크 등 중동지역에 개입을 중단하는 등 12개의 사안을 준수하라고 제시한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핵무기 보유 금지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히면서 해제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이란정책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시간동안 이란과 대화하자고 적어도 세 차례 이상 언급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매파' 보좌진들과 완벽하게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표적인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종종 의견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존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매우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실 내가 그를 때때로 화나게 만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존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사람들도 있다"면서 "나는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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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비핵화를 위해 경제를 당근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과의 협상 접근방식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가 발효된 지난해 3.9% 역성장했으며, 국제통화기구(IMF)는 올해 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지드 타크티 라반치 유엔주제 이란 대사는 미 NBC에 "미국은 먼저 협상장을 왜 떠났는지 해명해야한다"면서 "미국이 앞으로도 이란과의 협상에서 뛰쳐나가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나"고 꼬집었다.
폴리티코 역시 이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트럼프에게 전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앞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시도하려면 이란 핵협정에 재가입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