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양국 긴장이 치밀하게 짜인 세계 공급망 뒤엎을 것" CNBC "한일, 최소 수개월간 보복전 주고받을 듯"

전세계 전자 산업 공급체계를 흔들 수 있는 한일 경제 갈등(일본 경제보복)에 대해 외신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의 방일 움직임도 보도됐는데 블룸버그는 "(해결의) 상당부분은 한일 정상이 타협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지난 8일 블룸버그는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 고객들로 하여금 생산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고 확신시켰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생산량의 감소나 심지어 중단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재벌의 실질적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주말 일본 기업들과의 비상 회동을 위해 일본으로 급히 간 이유"라면서도 "생산에 끼칠 영향이 얼마나 클지의 상당부분은 (결국)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합의를 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지난 4일부터 시행된 일본의 반도체 재료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으로 수출시 우대조치에 따라 간소한 절차만 거치면 되던 것이 앞으로는 개별 계약마다 대상 품목의 사용 목적이나 방법을 자세히 설명토록 바뀌었다. 수출 심사에는 약 90일이 걸릴 수 있다.
당장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 에칭가스 세 가지 품목이 조치 대상이 됐는데 모두 우리나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이면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들이다.
1~3개월 재고분 밖에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기업들이 당장 발등에 불을 끄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정치적 배경이 크게 자리잡고 있는 사안인 만큼 기업인들만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 사이 긴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회사들의 생산을 저해함으로써 치밀하게 짜여진 세계적 공급망을 뒤엎을 것이라 위협한다"고 보도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피해가 아이폰, HP,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독자들의 PICK!
같은 날 CNBC도 정치적 배경이 자리한 양국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날 CNBC는 "일본과 한국 사이 높아지는 긴장이 무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광범위한 관세 전쟁을 지속중인 가운데 아시아의 두 주요 경제 주체(한일)는 정치 문제로 인해 그들 스스로의 무역 전쟁에 가까워진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정치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먼 아시아 담당 이사는 CNBC에 "한일 정부는 적어도 수개월 동안 보복전을 주고받는 일에 개입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약해 보이길 원치 않을 것이고 문 대통령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9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수출 규제를 철회할지 여부에 대해 "전혀 생각치 않고 있다"며 "일본이 추가 규제를 시행할지 여부는 한국 대응에 달려 있다"고 밝혀 강경 대응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 이 문제를 긴급 의제로 상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