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뉴욕서 로하니·트럼프와 정상회담 예정
모테기, 자리프 장관 만나 "중동 정세 매우 우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이후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이후 격화된 미-이란 갈등 해결에 일본이 직접 나서서 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NHK·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24일(현지시간)과 25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두 측 모두에 긴장 완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우선 24일 오전 로하니 대통령에게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뒤 회담 결과를 25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23일 출국 직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 정세의 평화와 안정은 일본의 국익에 직결돼 있다. 정세 안정을 위해 로하니 대통령과 솔직하고 진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이란 정상회담에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전날 밤 늦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중동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모테기 외상은 최근 "한국이 한일 관계의 기초(기본)를 뒤집었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인물이다.
모테기 외상은 23일 30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사건과 관련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매우 염려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계속해서 중동의 긴장 완화와 정세 안정화를 향해 끈질기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테기 외상은 또 "이란이 핵 합의를 계속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핵 합의를 해치는 조치를 삼갈 것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이란은 중단했던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고, 장거리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모테기 외상의 당부에 자리프 장관은 "일본의 외교적 노력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면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배후를 둘러싸고 미·이란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양국의 긴장 완화를 위한 중개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중재자로서 아베 총리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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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베 총리의 중재 외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이란을 방문해 중재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이란 측에 미국의 협상의사를 전달했으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로부터 단칼에 거절당하고, 오히려 일본과 관계된 유조선 2척만 이란으로 추정되는 세력에게 공격을 받는 '망신'을 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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