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별도 탄핵대응팀 구성 안 해"… 측근들 "대통령, 사태 심각성 몰라" 우려

미국에서 대통령 탄핵 정국이 진행되는 가운데 백악관은 아직 탄핵대응팀을 꾸리지 않았다고 30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CNN은 복수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탄핵대응팀을 구성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으며, 스스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대선 캠프의 선거대책 본부장을 맡았던 코리 르완도브스키를 백악관으로 다시 불러 탄핵대응팀을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고했던 이의 재기용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분노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의 비리 수사를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주 탄핵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백악관에 전략실(war room)이 없다"면서 "백악관은 (탄핵에 대응할) 그 어떤 전략도 세우지 않았으며 심지어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백악관 법무팀과 자신의 개인 변호사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마이클 퍼푸라 백악관 법률고문은 지난해 말부터 20명의 변호사를 이끌고 민주당의 요청에 대응하는 팀을 꾸렸고 이 팀이 현재 탄핵 정국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팀도 제이 세쿠로우를 필두로 탄핵 대비에 나섰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의회 연락망인 에릭 위랜드 백악관 법무국장 등도 따로 트럼프 대통령을 돕고 있다.
폴리티코는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된 전략을 활용하기보다 (서로 다른 성향의) 참모진들을 논쟁하게 한 뒤 직접 선택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탄핵 사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국정 운영방식을 고집하면서 대응팀을 따로 꾸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방식대로 직접 기자들과 만나거나 트위터를 통해 감정을 여과 없이 전달하고 있다. 이날도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반역자라고 불렀으며, 법으로 보호되는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공개하자고 압박했다. 전날인 29일에는 "내가 탄핵되면 남북전쟁처럼 미국을 반으로 분열시키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말해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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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는 29일 자신이 이번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여한 것에 대해 "내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무부의 지시를 받아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이번 사태에 관여했다고 보도하면서 사태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체계적이지 않은 아수라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사이에서는 그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