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필요한 나토 가입,
회원국인 터키 "반대" 고수…
쿠르드 문제 두고 양측 갈등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신청을 했지만 넘어야 할 큰 벽이 존재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와 관련 "테러 지원국의 나토 가입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기자들에게 "내가 터키의 수장인 한 우리는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나토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터키를 방문 중인 핀란드 및 스웨덴 대표단의 터키 측과 협의가 진전이 없었으며 추가 협의가 언제 이뤄질지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동의가 필요하다. 터키를 제외한 다른 회원국들은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환영하지만, 터키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터키는 자국 안보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인 분리주의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핀란드와 스웨덴이 지원한다는 점을 들어 두 나라를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을 향해 "그들은 정직하지도 성실하지도 않다"며 "안보기구인 나토에서 테러분자들을 수용하고 지원하는 국가들을 수용하는 실수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PKK(쿠르드노동자당)는 한세기 넘게 터키 내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해 온 쿠르드족의 투쟁 단체다. 쿠르드족은 국가가 없는 민족으로 터키를 비롯해 4개 나라에 3000만명가량이 흩어져 살고 있다.
터키에는 이중 1500만 명이 있어 터키 인구의 18%를 차지하며, 남동부에 거주한다. 터키는 이들의 분리독립 투쟁을 강경하게 진압해왔다. 지난 2016년에는 터키 정부가, PKK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구속하면서 미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 수십 년간 PKK와 터키 정부군 간 전투로 사망한 인원만 수만명에 달한다.
터키는 이 단체를 테러단체로 규정했고, 터키가 회원국으로 있는 나토의 미국과 유럽연합(EU)도 PKK를 테러단체로 지명해 해당 국가 내 활동을 금지했다.
하지만 PKK의 분파인 인민수비대(YPG)나 민주동맹당(PYD)을 놓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YPG와 PYD는 시리아 북부에서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주요 파트너다. 터키는 이들 단체 역시 PKK와 같은 줄기의 테러단체로 보지만, 미국과 EU는 YPG와 PYD는 테러단체로 규정하지 않았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2019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YPG를 몰아내기 위한 군사 작전을 펴자 터키에 대해 무기 금수 조치를 했다. 터키는 이를 두고 스웨덴과 핀란드가 사실상 'PKK 조직원'들을 숨겨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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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웨덴 의회에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진출해 있기도 하다. 터키가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에 요구한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 각각 21명, 12명의 인도를 양국 정부는 거부했다.
이에 터키는 스웨덴이 터키 정부에 위협이 되는 쿠르드족 출신들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게끔 하는 '테러 지원국'이라고까지 규정했다.
일누르 세비크 에르도안 외교 고문은 29일 스웨덴 SV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른 나토 국가들이 YPG를 테러단체로 간주하지 않는 것에 대해 터키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도 "터키는 적어도 현재 스웨덴과 핀란드의 정책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스웨덴이 테러를 지원한다는 모든 주장은 허위"라면서 "스웨덴은 터키 다음으로 PKK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첫 번째 국가"라고 말했다. 린데 장관은 지난 2020년 트위터에 "스웨덴은 쿠르드족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국에서 받는 압제를 용납할 수 없다"고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