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국 해상풍력검증센터 가보니
100m 넘는 날개 팽창력·피로도 테스트
세계 최대 규모…미국·일본 등 30개국 의뢰
해상풍력 천혜의 환경 보유, 기술 급성장

엄청난 높이의 건물 안에 들어서니, 대형 조선소에서나 볼 법한 크레인 아래에 길이가 100m 이상인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가 여러 개 늘어서 테스트를 받고 있었다. 공장 한가운데에 매달린 대형 블레이드는 고출력 와이어 설비에 묶여 크게 구부러지는 상하운동을 역동적으로 반복하고 있었다. 휘어지는 날개 끝의 고저 차가 40~50m에 달했다.
지난 24일 기자를 포함 다국적 특파원단에 중국 남부 광둥성 양장시 국가해상풍력장비 품질검증·측정센터가 공개됐다. 풍력발전기 설비 중 날개 격인 블레이드를 테스트, 인증하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 최대 테스트 기지다. 중국 국가산업표준 기업인 북경감형인증센터(CGC) 산하로 지난 2018년 총 3억5000만위안(약 660억원)을 들여 설비를 지었다.
센터는 중국을 포함해 세계 30개국에서 인증을 인정받고 있다. 매년 100여 건의 중국산 신형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를 인증하는데 미국, 일본에서도 테스트를 맡긴다.
한 제품을 테스트하는 데 보통 6개월여가 소요된다. 왕칸 센터 부총경리는 "대부분의 테스트는 블레이드가 태풍이나 강풍에 노출됐을 때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라며 "극한의 바다에서도 25년 이상 쓰여야 할 제품이어서 팽창력과 피로도 등에 집중해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해상풍력의 천국이다. 각종 환경규제는 물론 지역사회 수용성 문제로 설비 구축이 빈번하게 가로막히는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우호적인 환경이다. 특히 남중국해에 면한 광둥성은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이 센터는 다음 달 현존 세계 최장인 143m짜리 블레이드 테스트를 시작한다. 센터는 150m짜리를 최대 5개까지 동시 테스트할 수 있다. 대형화 추세에 따라 무섭게 발전하는 중국 해상풍력 기술의 단면이다.
시장은 현재 일시적 수요 둔화를 맞았지만 친환경 추세를 보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점에서 중국의 글로벌 시장 진출 여부는 업계의 관심거리다. 전기차, 반도체, 태양광에서 그랬듯 중국의 풍력발전도 엄청난 국내시장과 정부 지원 속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청(NEA)은 지난해 중국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이 총 441기가와트(GW)이며, 신규 설치용량만 76GW로 전년 대비 105%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 부분이 해상풍력이다.
GWEC(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는 지난해 글로벌 해상풍력 보고서에서 북미지역은 2025년, EU 2026년, 중국 외 아시아태평양 2027년, 남미는 2030년부터 해상 풍력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 해상풍력발전은 이 기간 안정적으로 기자재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산의 해외 수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