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은 중요 미래 먹거리…여러 목소리 청취할 것"

"바이오산업은 중요 미래 먹거리…여러 목소리 청취할 것"

김상희 기자
2025.02.10 06:00

[인터뷰] 이상엽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

이상엽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이 대전 유성구 KAIST 본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이상엽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이 대전 유성구 KAIST 본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기후 변화에 따라 식량, 환경 문제도 심각해지면서 바이오산업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은 바이오산업에 있어 중요한 제조업, 정보통신 등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많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꼽는 이유다.

정부도 본격적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섰다.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을 총괄할 '국가바이오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달 출범했다.

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아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 더 나아가 미래를 이끌 중책을 맡은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의 목표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바이오 역량들이 기초과학부터 산업화까지 과정에서 어디가 부족한지를 보고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부족한 것은 보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원도 적고 먹고 살 길은 수출뿐입니다. 과거 가발 등 경공업부터 철강과 같은 중화학 공업을 발전시켰고,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의 TSMC가 빠르게 성장하는 등 경쟁과 도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지속될 것이라 믿지만 미래 먹거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덴마크의 예를 들면 흔히 주요 산업으로 낙농업 얘기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는 비만치료약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가 국가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을 잘 펼쳐나가면 중요한 먹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부위원장이 위원회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광범위한 바이오산업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이다. 위원회의 활동 범위는 레드 바이오(보건·의료·제약), 그린 바이오(농업·식량), 화이트 바이오(환경·에너지) 등 바이오산업 전반을 아우른다.

"위원회는 규모가 큽니다. 부문 위위회, 특별 위원회, 협의체 등을 통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청취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정부 부처뿐 아니라 산업에 대한 투자도 매우 중요해 금융 당국과의 소통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다양한 의견 청취로 위원회가 바이오산업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과제들을 관련 부처로 많이 던져야 합니다. 그래서 얘기를 많이 듣겠다 하는 것이고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청취를 할 때는 업계나 정부 등 한쪽의 얘기만 다 들어서도 안됩니다. 규제와 진흥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발전을 가로 막아선 안되지만 그렇다고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둬서도 안됩니다. 전체를 보며 바이오산업을 통해 국민에게 혜택이 가도록 범부처 차원의 발전 전략을 짜는 것이 위원회의 역할입니다."

바이오산업을 중요하게 보고 육성에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대만도 최근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키울 계획을 발표했다. CDMO는 우리나라도 핵심 역량으로 강화를 하려는 분야인 만큼 반도체와 같은 경쟁이 예상된다. 이 부위원장은 글로벌 경쟁에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차별화한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약 산업은 어렵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을 보면 M&A(인수합병)를 통해 덩치를 키웠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이 우리나라 전체 바이오 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만이 CDMO에 대한 정책적인 육성에 나섰다면 정부 자금과 민간 자금 등을 통해 경쟁국 보다 쉽게 출발을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약 산업이 하루아침에 신뢰를 받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오랫동안 해 왔던 기술력을 따라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많이 생산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고부가 가치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결국 차별화 기술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때 정부에서도 생산 부지나 세제 혜택 등으로 지원할 것이 없는지 적극 나서야 하서야 합니다. 대체 불가 바이오 기술이 몇 개가 되냐에 따라 그 국가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이 좌우될 것입니다."

바이오산업을 업그레이드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AI(인공지능)다. 위원회의 주요 전략 중 하나도 바이오산업에서의 AI 활용 확대다. 특히 AI에 있어 필수인 데이터 확보 등에서도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하고 문제를 해결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AI는 이제 바이오산업에서도 하나의 도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AI를 기반으로 신약 물질을 발견하고 임상뿐 아니라 제조에도 활용됩니다. 또 농업에서는 병충해 제어도 AI 분석 등을 통해 하게 될 것입니다.

AI에서는 데이터가 중요한데 위원회의 정부위원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도 들어와 있습니다. 첫 회의에서 규제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데이터를 못 쓰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관련해 풀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실제 현장에서는 지레 겁을 먹어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는 현실을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AI와 관련해 데이터와 개인정보 문제도 더 많이 들어보며 살펴볼 예정입니다."

위원회를 통해 국가 차원의 바이오산업 육성 목표를 수립했지만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바이오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더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의 경우 십수 년에 걸쳐 연구 개발과 임상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렇게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해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대신 성공했을 경우 매우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만큼 정권 등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오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위원회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장기적으로 범부처 차원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는 형태는 지속될 것입니다. 또 바이오산업에서도 긴 시간만 필요한 게 아니라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름 개선 등에 획기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미생물을 있다면 이를 화장품에 적용하는 것은 임상도 신약보다 훨씬 간단해 3~4년이면 제품화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여러 바이오산업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