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연방정부의 역대 최장기 셧다운(업무 정지)이 12일(현지시간) 끝났다. 셧다운이 43일만에 종료되고 서서히 경제지표 발표가 재개되면서 최근 저조한 움직임을 보였던 기술주도 다시 활력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최근 미국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구 경제주라 불리는 전통산업의 강세와 기술주의 약세다. 이 결과 기술주 비중이 낮은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이틀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상 처음으로 4만8000선을 넘어섰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월29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대비 2.3%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이미 콕스는 올들어 내내 증시 랠리를 이끌어 오던 기술주가 주춤한 반면 그간 부진했던 헬스케어 업종을 비롯한 전통산업 관련주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최근 장세의 주요 테마는 가치의 귀환"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주의 모멘텀이 약화된 이유는 AI(인공지능) 투자 열기에 따른 AI주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문을 품게 됐기 때문이다.
GMO 도메스틱 리질리언스 ET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샘 클라는 "AI주들은 잘못될 일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오르고 또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AI의 펀더멘털이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얼마나 좋은 거지?'란 의문이 생기며 (AI주가) 예민한 상황에 놓이면서 자연스럽게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많이 오른 AI주에 대한 차익 실현도 최근 기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해리스 파이낸셜의 콕스는 "차익을 실현해 자본을 재분배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태도"라고 밝혔다.
BNY의 시장 거시전략 팀장인 밥 새비지도 최근 기술주 약세는 단순한 차익 실현이며 증시 조정을 예고하는 것이라기보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일부 순환매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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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투자자들이 최근 AI에 대한 자본지출 증가세가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기금 펀드와 외국인 투자자 등이 기술업종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빼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도주의 변화는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에 대한 연말 차익 실현의 성격이 강하며 본격적인 기술주 비중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GMO 도메스틱 리질리언스 ETF의 클라는 지난 수년간 기술주를 포함한 성장주가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왔는데 가치주가 향후 랠리를 주도하려면 성장주가 그간 보여온 모멘텀을 가치주가 일부라도 발휘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치주가 모멘텀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헤드 페이크(head fake: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행위)가 있었다"며 지난해 여름에도 소형주와 가치주로의 주도주 전환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는 짧게 끝났고 다시 기술주가 초과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며칠간 다우존스지수가 나스닥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냈다고 증시 주도주가 구조적으로 바뀌었다고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그간 발표되지 못했던 경제지표와 오는 12월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는 지난 9월 경제지표는 셧다운 전이라 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돼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지만 10월 경제지표는 아예 집계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10월1일부터 한달 내내 셧다운이 진행돼 데이터 조사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백악관은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는 셧다운으로 조사가 진행되지 못해 발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1월 경제지표는 발표되겠지만 11월1일부터 12일까지는 셧다운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불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 원래 일정대로라면 11월 고용지표는 12월 FOMC 전인 12월5일에 발표돼야 하지만 셧다운으로 조사가 늦어져 FOMC 전에 집계가 끝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11월 CPI는 원래 FOMC 이후에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2월 FOMC에서 핵심 데이터인 CPI와 고용지표의 가장 최근 두달치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를 결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데이터 공백 상황에서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의견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존 내에 12월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로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트레이더들도 12월 금리 결정을 두고 인하가 54%., 동결이 46%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애덤 턴퀴스트에 따르면 셧다운이 끝나면 증시는 수개월간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AI주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있는 가운데 경제지표 공백이 당분간 더 이어지며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이 불투명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BNY의 새비지는 "최근 일부 순환매의 핵심은 연말까지 어떻게든 버텨서 밸류에이션이 폭락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향후 전망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1분기 장세가 어떻게 될지는 12월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며 "내게 경제지표를 보여 달라.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와 경제 성장을 보여달라. 그래야 내년이 어떻게 될지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