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렇게 많이…" 구글·애플 자리바꿈이 보여준 주도주의 변화

"10년간 이렇게 많이…" 구글·애플 자리바꿈이 보여준 주도주의 변화

김하늬 기자
2026.01.11 16:53

에너지·소비→빅테크→AI 인프라

뉴욕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선 것은 AI(인공지능) 시대에 시장 리더가 달라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이었다. 스마트폰이 이끌어온 시대가 저문 가운데,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내 주도주의 모습도 10년 사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 S&P500 상위 6대기업 시가총액/그래픽=김현정
미국 S&P500 상위 6대기업 시가총액/그래픽=김현정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종가 기준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3조9660달러로 1위 엔비디아(4조4940억달러)의 뒤를 이었다. 애플(3조8320억달러)은 3위였다. 그 아래는 마이크로소프트(3조3620억달러), 아마존(2조6420억달러), 페이스북의 메타(1조6460억달러)가 자리잡았다. 알파벳은 지난해 'AI 거품' 논란 속에서도 주가가 66% 상승한 반면,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했던 애플 주가는 10% 상승에 그쳤다. 시장을 주도해온 7대 대형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 안에서도 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이제 소비·플랫폼 시대를 지나 AI 인프라 독점자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S&P500 지수의 상위 종목은 교체보다 재배열의 모습이 두드러졌지만, 에너지·소비재·금융 등 전통 섹터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10년 전인 2016년까지만 해도 시총 상위권에 애플, MS, 구글(알파벳) 외에 아마존, 엑손모빌, 존슨앤드존슨, 버크셔 해서웨이 등이 함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을 전후해선 1~3위 경쟁은 애플, MS, 알파벳 등 기술기업 중심으로 치열해졌고, 기술 성장주인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등이 10위권 내 새롭게 등장하며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엑손모빌, 존슨앤드존슨, 월마트 같은 전통 대형주들은 점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WSJ은 "팬데믹을 지나면서 넘쳐나는 현금이 디지털 전환 대장주 프리미엄을 주도했다"며 "IT, 커뮤니케이션, 클라우드 등 빅테크 기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본격적인 AI 시대가 열린 뒤로는 엔비디아가 AI 칩 공급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제조사가 아닌 AI 시대 필수 인프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고 2023년 시총 5위, 2024년엔 시총 4조달러 돌파와 함께 1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 시총이 2016년까지만 해도 500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9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현재 기업가치 4조4940억달러)

CNBC는 "최근 5년간 시총 상위 5개 종목은 그들끼리 순위만 재편되는 양상이었다"며 "스마트폰·클라우드·디지털 광고·전자상거래 같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전 세계 수요를 흡수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위 5개가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점은 미국의 자본시장과 기술, 규제 환경이 여전히 글로벌 시장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AI 주도주 경쟁은 계속될 전망인데, 스마트폰 시대와 경쟁하는 구도가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스마트폰의 시대엔 개별 기업 혼자 이뤄낼 수 있는 '기기 혁신'이 중요했지만 AI의 시대에는 연산·모델 혁신을 명분으로 한 인프라 구축으로 AI 산업 내 구조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AI 분야 기업끼리 파트너십을 맺고 상호 투자 및 매출을 일으키는 논란의 '순환 거래'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는 우호적으로 평가된다. 신문은 "이들이 단순한 자본 조달뿐 아니라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지원을 모색하고, 파트너사와 차별화된 '구조적 우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고 짚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