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메모리 부족"…16만전자·90만닉스 더 간다

"2028년까지 메모리 부족"…16만전자·90만닉스 더 간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2.04 08:14
글로벌 HBM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추이. /그래픽=김현정
글로벌 HBM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추이. /그래픽=김현정

앞으로 최소 2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또 나왔다. 인공지능(AI) 경쟁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발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수장들의 공급 부족 토로가 줄을 잇는 모양새다. '16만전자', '90만닉스'로 대변되는 국내 반도체업계의 고공행진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스코 시스템즈 주최로 열린 'AI 서밋'에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주요업체와 자주 대화하는데 '2028년까지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들었다"며 "내가 아는 한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완화될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탄 CEO는 특히 "엔비디아가 최신 AI 가속기 '베라루빈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며 "엄청난 양의 메모리를 소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인프라 확장이 메모리 반도체를 말 그대로 빨아들이고 있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출시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탄 CEO는 "앞으로 AI 산업 성장 속도가 둔화한다면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 때문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메모리 반도체 병목'에 대한 글로벌 AI·반도체업체 수장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AI 반도체 선두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지난달 31일 대만 반도체업계 경영자들과 만찬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전체 공급망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토로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메모리 반도체 물량 확보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전자에 6세대 HBM4(고대역폭 메모리) 공급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중 HBM4 양산 출하를 위해 최종 품질 검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공급부터 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물량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AMD, 구글 등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경쟁사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기존 HBM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 외에 삼성전자에도 손을 벌리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인 '루빈'에 HBM4를 탑재할 예정이다.

그동안 AI 시장 주도권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나 AI 모델을 운영하는 빅테크가 쥐었지만 최근 AI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최첨단 AI 가속기에서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HBM를 얼마나 빨리,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가 AI 칩 출시, 데이터센터 증설의 핵심 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협상력이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는 54%, 삼성전자가 28%로 양사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245조원, 17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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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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