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명분 아쉬운데…" 트럼프, 참모진 등쌀에 일단 물러서기

"승리명분 아쉬운데…" 트럼프, 참모진 등쌀에 일단 물러서기

윤세미 기자, 조한송 기자, 정혜인 기자
2026.03.11 04:03

철수계획 제시 등 촉구… 전쟁반대 여론도 적극 보고
중·러·프, 휴전중재 연락… 이란 항전의지는 걸림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국제유가가 120달러 근처까지 치솟는 등 이란 공습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출구찾기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인다. 주요 국가들은 휴전중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두 당사국은 여전히 겉으론 강경한 모습을 유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언론인터뷰, 공화당 행사, 기자회견을 통해 잇따라 이란 전쟁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불안정한 시장과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날 그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유가 안정화를 위해 일부 국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음을 감안하면 러시아산 원유제재를 풀 가능성이 보인다. 미국은 이미 지난 5일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원유구매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변화한 배경엔 전쟁과 유가급등에 대한 여론의 불만과 이와 관련한 참모진의 불안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최근 일부 참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철수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미군이 목표를 상당부분 달성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특히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참모진의 불안감이 증폭된다고 전했다. 전쟁 초기 유가급등을 예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은 전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도 보고받았다고 한다. 한 전직 고위 행정부 관계자는 CNN에 "이런 시장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하면 결국 이번 작전의 규모와 범위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 해결책이 시급히 필요하며 백악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휴전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휴전을 위해 연락해왔다"고 국영TV에 밝혔다. 그는 "잠재적 휴전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행위 종식"이라고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4일 "중동 일부 국가를 상대로 중재를 위해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걸프국가 지도자들과 잇따라 통화해 긴장완화를 강조했다.

문제는 이란이 항전의지를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말할 만한 명분 없이 전쟁에서 발을 빼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양측은 강경대응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내보내는 국가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해 두 나라와 외교단절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흘 동안의 군사작전으로 이란 군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이란이 원유공급을 차단하면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토니 시카모어 IG마켓 분석가는 로이터에 "어느 쪽도 먼저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는 대치상황이 계속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안정 역시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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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조한송 기자

안녕하세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씁니다. 고견 감사히 듣겠습니다.

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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