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이란 공격]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전쟁이 에너지 위기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동 걸프 산유국들이 수십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극심한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자재 분석 업체 케플러를 인용해 지난달 18일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지금까지 중동 걸프 산유국이 원유 수출 차질로 약 151억달러(22조5549억원)에 달하는 재정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평균 12억달러 규모의 원유와 정제유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가 수송됐다. 그러나 이란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은 거의 멈춘 상태다.
이란의 선박 공격 위협으로 해상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선박 운항이 사실상 중단됐고, 이는 국가 재정 내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상당한 중동 걸프 산유국들의 재정 손실로 이어졌다. 케플러의 플로리안 그루엔베르거는 FT에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량이 전쟁 이전과 비교해 "무시해도 될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발이 묶인 에너지 제품 중에는 원유가 71%가량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로 지목됐다. 우드맥킨지는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사우디의 재정 손실이 45억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사우디의 국영 에너지 업체인 아람코는 앞서 동부 유전의 원유 물량 약 70%를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로 우회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이란 무장세력이 예멘의 후티 반군까지 참전하면 홍해까지 마비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또 "사우디 언급한 송유관이 그만큼의 대규모 용량을 감당한 적이 없다"며 동서 송유관, 홍해 등을 통해 원유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는 재정 수입의 90%를 석유 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충격 흡수력이 가장 취약한 국가로 분류됐다. 쿠웨이트와 카타르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두 국가는 막대한 규모의 국부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우드맥킨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