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1400만배럴 실은 韓 유조선 7척도 귀환 기대
이란 "안전한 항행 위해 軍 협조·기술적 제약 고려"
트럼프 "큰 돈 벌릴 것"… 통행료 부과 수용 해석도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합의로 호르무즈해협 선박통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이란의 해협봉쇄로 발이 묶였던 수백 척의 선박이 실제로 이 핵심 수로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선박적체 해소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긍정적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며 "큰돈이 벌릴 것이다. 이란은 재건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온갖 물자를 싣고 모든 게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그저 '주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미국이 경험하는 것처럼 이것은 중동의 황금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호르무즈해협이 열리면 글로벌 원유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약 200척의 선박에 원유 약 1억3000만배럴과 정제유 약 4600만배럴이 실려 페르시아만 해상에 머물고 있다. 항행이 재개되면 국내 선사 및 정유사 관련 유조선 7척도 국내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선박에 적재된 원유 등은 1400만배럴 규모로 파악된다. 우리나라가 1주일가량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선사들은 휴전합의의 세부조건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미국과 이란은 해협개방을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했으나 세부내용은 불분명하다. 이란은 2주 동안 안전한 항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란군과 협조하고 기술적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언급했다.
통행료 문제도 불확실하다. AP통신은 중동 당국자의 말을 인용, 휴전안에는 이란과 오만이 휴전기간에 통행료를 부과한단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 운항정상화와 이란재건을 같이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게
시물을 두고도 미국이 통행료 부과를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이클 프리젠트 전 미국 정보당국 자문은 블룸버그를 통해 "휴전은 아직 시험적 단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우리는 이란이 누구를 통과시킬지, 누구에게 얼마를 부과할지, 또 누구를 막을지를 보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선주협회 등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보다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험료 할증문제와 이란군의 자의적 통제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선박들이 즉각적인 운항재개에 나서는 데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전쟁 전엔 하루 평균 135척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으나 현재는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전쟁 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과 우호적인 국가와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 국방안보연구소의 제니퍼 파커 교수는 "아무리 상황이 좋아도 하루아침에 항행을 정상화할 순 없다"면서 "선주, 보험사, 선원들은 실제로 위험이 줄었단 확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보험중개회사 윌리스타워스왓슨의 루이스 하트 아시아총괄은 "2주라는 짧은 기간에도 운항이 한 번에 재개되기보다는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