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AI(인공지능) 낙관론이 고조되며 미국 증시는 14일(현지시간) 기술주 주도의 탄탄한 랠리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10일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올들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S&P500지수는 6900선을 회복하며 지난 1월27일에 기록했던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까지 0.2%도 채 남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펀드매니저들의 심리는 상당히 신중한 상태라는 사실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지난 2~9일 사이에 글로벌 펀드매니저 1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합 심리지수는 지난 3월 5.6에서 3.7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12개월간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보다 36%P(포인트) 더 많았다. 지난달에는 경제 성장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대답이 7%P 더 많았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던 2022년 3월 이후 4년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 전망 하락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2021년 5월 이후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현금 비중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4.3%를 유지했지만 이는 상호관세 충격 직후인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주식 비중은 축소됐다. 지난달에는 비중확대가 비중축소보다 37%P 더 많았지만 이번에는 비중확대가 여전히 더 많긴 해도 격차가 13%P로 줄었다. 이같은 주식 비중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하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같은 투자심리 약화가 역발상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 "강세장은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월가 격언이 있듯이 투자 심리가 비관적이라면 낙관적으로 돌아서 주식 비중을 늘릴 여지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네이션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모리슨은 "이란 전쟁이 며칠만에 끝날지, 몇주 혹은 몇개월 후에 끝날지 아직 확실치 않지만 투자자들은 전쟁이 곧 종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시장이 이란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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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쟁이 갑자기 끝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렸을 때 아무도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거나 위험자산 비중이 낮은 상태이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종전 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수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개장 전에 JP모간과 씨티그룹, 존슨&존슨 등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것도 시장을 지지하는 요소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얼마나 상회하는지가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9일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30일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투자 심리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현재 올 1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높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S&P500 기업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실제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역사적인 비율을 반영하면 올 1분기 순이익 성장률은 19%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펀드스트랫의 경제 전략가인 하디카 싱은 "기업 실적이 주가 수익률을 움직이는 최대 동력인 만큼 이 정도로 견조한 이익 성장률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충격을 받았던 시장에 놀랄 만큼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을 받은 지난 3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하회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라앉히며 랠리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도 소폭 올라가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여전히 올해 내내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약 65%로 가장 높다. 하지만 연내 금리가 한번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약 30%로 일주일 전 20%에 비해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브라운은 "근원 PPI 상승률이 두어달 강세를 보이다 3월에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은 공급망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고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3월 근원 PPI는 전월비 상승률이 0.1%로 예상치 0.5%를 하회했다.
그럼에도 CME의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금리 인하 전망은 내년 7월이 돼서야 비로소 금리 동결 전망과 비슷해진다. 이에 대해 RBC 캐피털마켓의 미국 주식 전략팀장인 로리 칼바시나는 올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고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은 3%대를 유지하며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추세적으로 4.5%를 향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모두 주식에 하방 압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로 현재 대비 약 12% 높은 7750을 유지한다며 "최근의 에너지시장 혼란과 이란 분쟁이 큰 피해를 입히지 않은 한 투자 심리가 극심한 비관론에서 회복되고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 성장세와 경제 환경이 뒷받침되면서 S&P500지수는 7750를 향해 상승 경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