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과학자, 동료 독살 시도…물병에 독극물 탄 이유는

일본인 과학자, 동료 독살 시도…물병에 독극물 탄 이유는

이은 기자
2026.04.23 14:58
일본인 과학자가 연구소 동료에 불만을 품고 독살을 시도해 기소됐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인 과학자가 연구소 동료에 불만을 품고 독살을 시도해 기소됐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인 과학자가 연구소 동료에 불만을 품고 독살을 시도해 기소됐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FOX 뉴스, NBC 등 현지 언론와 위스콘신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따르면 위스콘신 대학교 수의과대학 독감 연구소(IRI) 연구원인 일본인 쿠로다 마코토(41)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고, 가정 생활용품을 고의로 변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혐의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6년의 징역형과 3만5000달러(한화 약 52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대학 경찰은 지난 6일 오후 1시 13분쯤 연구원 A씨의 물병에서 유독 화학물질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는 지난 2일 물을 반절만 마신 뒤 책상 위 올려뒀고, 지난 4일 물병에 있던 남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가 맛이 이상해 바로 뱉었다.

A씨는 이틀 뒤인 지난 6일 실험실용 신발에서도 물병에서 맡았던 것과 같은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연구소 동료 직원들은 강한 마취·진정 작용을 하는 유독물질 '클로로포름' 냄새라 생각했다.

다음날인 지난 7일 위험물 처리반이 출동해 물병과 신발을 수거했고, 검사 결과 클로로포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간이 검사로는 정확한 양을 추정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농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로다는 지난 10일 실험실에서 마주친 A씨에게 "내가 했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일본인인 연구소 교수에게는 일본어로 "교수님 제가 했습니다. 당사자에게도 알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경찰이 출동하자 쿠로다는 피해자와 자신처럼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다른 직원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위스콘신대 수의과대학 독감연구소에서 일하는 일본인 쿠로다 마코토(41)가 동료를 독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진=데인 카운티 보안관실
미국 위스콘신대 수의과대학 독감연구소에서 일하는 일본인 쿠로다 마코토(41)가 동료를 독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진=데인 카운티 보안관실

쿠로다와 A씨는 2017년에 처음 만나 약 5년간 함께 일한 동료였다. 두 사람은 처음엔 가까운 친구 사이였으나, A씨만 승진하고 쿠로다는 승진하지 못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경찰 조사에서 쿠로다는 평소 상사만 챙기고 부하 직원은 하찮게 여기는 듯한 A씨의 태도와 사소한 행동들로 불만이 쌓였다고 진술했다.

쿠로다에 따르면 A씨는 실험복과 보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실험식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상사가 없을 땐 실험복을 입지 않기도 했다. 쿠로다가 규칙을 따라달라고 말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또 실험실 통로를 지나갈 때는 다른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나가야 하지만, A씨는 마치 쿠로다가 없는 것처럼 무시하고 가로질러 갔다. 쓰레기를 버릴 때도 마코토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며 쓰레기통에 버렸다.

쿠로다는 A씨의 이런 무례한 행동이 고의라고 생각해 스트레스를 받다가 "불쾌감을 주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소 작업용 냉장고에 있던 클로로포름과 파라포름알데히드 등 여러 화학 약품을 섞은 뒤 A씨 물병에 넣었으며, 신발에도 뿌렸다.

범행 전 쿠로다는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AI)인 챗 GPT를 이용해 독극물의 양을 얼마나 넣어야 위해를 가할 수 있는지 검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색 내용에 대한 경고창이 떴지만, 그는 이를 무시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쿠로다는 A씨가 독을 탄 물을 마실 경우 "구토, 복통, 현기증이 날 거라 예상했다"며 약물을 뿌린 신발에 대해서는 "양말을 신었으면 발진이 생기지 않았을 테지만 맨발이었다면 발진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어떤 기분이 들겠냐는 질문에 쿠로다는 약 30초간 침묵을 지킨 뒤 "나는 그러면 안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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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연예 분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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