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가정폭력 범죄자도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피해자가 수신 장치를 통해 가해자의 접근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일상 속 부담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독일 ZDF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 의회는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할 수 있는 이른바 '폭력 방지법'을 개정했다.
이에 독일 법원은 가정 폭력범에게 6개월간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할 수 있게 됐으며, 연장 조치는 3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아울러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접근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가해자가 접근할 경우 피해자와 경찰에게 신호가 간다.
이번 조치는 피해자도 수신 장치를 통해 가해자의 접근을 파악할 수 있게 된 점이 특징이다. 이는 2009년부터 해당 방식으로 피해자를 보호했던 스페인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빙겐대학교 범죄학연구소 소속 범죄학자 플로리안 레브만은 "스페인과 미국에서 이 조치로 인해 가정 폭력 피해자의 일상 속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두려움 없이 외부 활동을 하는 등 일상을 회복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속 휴대전화를 소지해야 하는 점이 피해자들에게 위험을 끊임없이 상기시킬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얼마나 조치에 만족하는지는 당국의 지원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조치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전자적 위치 추적이 기본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전례가 있기에, 해당 조치가 고위험 사례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레브만은 "가정폭력 가해자가 너무 많으므로 현실적으로 모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으로 폭력의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당국은 2024년 기준 한 해 동안 18만7000여건의 여성 폭력 사건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300명 이상이라고 파악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부추기는 남성성 규범이나 전반적인 성차별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남성에게는 정신 건강 지원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