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OMC로 본 5가지 메시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가 동결됐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앞으로의 연준 운영에 대해 기존 방식을 깨는 여러 가지 변화를 예고하면서 과거의 연준과 결별을 선언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5가지가 주목된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3.5~3.75%로 유지했고 이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는 기존의 완화 편향에서 긴축 편향으로 선회했다. 점도표에 나타난 올해 금리전망은 '인상' 9명과 '동결 또는 인하' 9명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올해 두 번의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5명, 세 번의 인상을 예상한 위원도 1명 있었다. 총 6명이 올해 두 번 이상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자체가 강력한 매파적 신호다.
연준 위원은 총 19명이다. 그러나 이번 점도표에는 18개의 점만 찍혔다. 워시 의장은 자신이 점도표 작성을 위한 금리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워시 의장은 그간 점도표를 포함해 연준이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가 연준의 정책 결정 유연성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은 점도표를 계속 작성하겠지만 자신은 적어도 지금 구조에선 원래의 생각대로 금리전망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워시 의장은 취임 전부터 연준에 레짐체인지, 즉 체제변화가 필요하다고 공언했다. 이날 5개의 TF(태스크포스) 신설을 발표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TF는 FOMC 성명서와 의장의 기자회견, 점도표를 포함한 경제전망요약(SEP), FOMC 의사록 등 연준의 대외소통 체계 전반을 검토한다. 둘째, 대차대조표TF는 현재 6조7000억달러 규모인 연준의 보유자산 운영방식을 점검한다. 셋째, 데이터 출처 및 활용 TF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로 삼는 경제지표를 수집·활용하는 방식과 관련해 더 빠르고 정확한 경제판단 체계를 구축한다. 넷째, 생산성과 일자리TF는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확산이 생산성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다. 다섯째,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TF는 물가안정을 위한 연준의 접근방식을 점검한다. 다만 워시 의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 자체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단어를 12번 정도 사용했다. 자신과 위원회가 "명확히 만장일치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FOMC 성명서는 대개 300개 넘는 단어가 사용됐고 투자자들은 그 안에 담긴 미세한 표현 변화를 분석해 연준의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을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서는 130개 단어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해 불필요한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연준 의장 후보에도 올랐던 블랙록의 채권팀장 릭 리더는 "오늘 우리는 연준의 FOMC가 미국 통화정책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의 중앙은행 전략 및 경제팀장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물가안정 책무를 달성해야 하는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과거 연준 이사 시절의 매파적 성향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