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핵심 사업인 '패션·가죽 부문' 실적이 2년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주식 시장과 인공지능(AI) 산업의 호황으로 자산을 불린 미국 부유층의 명품 소비가 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단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LVMH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95억2000만 유로(한화 약 32조46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194억 유로)과 비교해 사실상 보합 수준이지만, 환율 효과 등을 제외하면 3%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증가율(1%)보다 2%p(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 비저블알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194억5000만 유로를 소폭 웃돌았다.
미국 시장이 LVMH의 2분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 기간 미국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증가해 전 분기 증가율(3%)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LVMH는 인공지능(AI)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호황, 주식시장 강세 등을 통해 새롭게 부를 축적한 미국 소비자들이 명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세실 카바니스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환경의 불안정이 계속됐지만 상반기 모든 지역에서 흐름이 개선됐다"며 "부가 창출되는 곳에선 명품과 LVMH 제품에 대한 소비 욕구가 강했다"고 말했다.
특히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느, 로에베, 펜디 등이 포함된 패션·가죽 제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 성장한 89억 유로로 집계됐다. LVMH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이 부문이 분기 성장세를 기록한 건 2년 만이다. 다만 시장 전망치(1.7%)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LVMH는 이란 전쟁 영향으로 이 부문의 성장률에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계·주얼리 부문은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해 1분기 증가율(7%)을 웃돌았다. 특히 티파니와 불가리의 매출은 각각 10%대 중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부유층 소비자들이 의류나 가방 등 이른바 '소프트 럭셔리' 보다 자산으로서 성향이 강한 '하드 럭셔리'인 보석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반면 유럽 지역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과 아시아 관광객이 줄면서 명품 판매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LVMH는 이란 전쟁의 영향을 제외하면 2분기 전체 매출 증가율이 4%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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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VMH의 2분기 실적 개선이 글로벌 명품 시장의 침체를 종료 시킬 만한 수준인지를 두곤 견해가 엇갈린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실적이 주가를 지탱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내기에 충분한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예상보다 양호한 수익성과 영업이익을 근거로 이번 실적을 "안도감을 주는 결과"란 의견도 있다.
LVMH의 미국 상장 주식은 실적 발표 당일 장중 1.6% 하락했으며 한때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LVMH 주가는 올해 들어 28% 하락해 유럽 대형주 가운데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86억 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