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민간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두고 회원국에 승인 시한을 오는 9월로 설정했다고 dpa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규모 상업화 계획에 대해 축구계의 후폭풍이 거세다.
보도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에 서한을 보내 오는 9월19일까지 이 같은 계획을 지지할 경우 각 협회에 4000만달러(580억원)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지원금은 총 100억달러 규모의 재정에서 지급되고 이 운데 2000만달러(약 290억원)는 선지급될 예정이다.
서한에는 계획 승인에 참여하지 않는 회원국은 현행 배분 제도에 따라 270만달러(약 39억원)만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FIFA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해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권 판매와 운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FIFA는 올해 최대 420억 달러(약 6조원)를 조달하기 위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과 외부 투자자 유치를 논의 중이고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를 200억달러(약 29조원)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시행되려면 FIFA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평의회(38명)의 승인과 211개 회원국 축구협회 가운데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FIFA는 조만간 공식 제안서를 평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을 중심으로 축구계는 FIFA의 이 같은 계획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UEFA는 성명을 통해 축구계의 많은 이해관계자와 논의를 진행한 결과, FIFA의 계획에 대한 반대가 상당하며 계속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FIFA가 더 이상 스포츠를 이용해 자신들과 측근을 부유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UEFA는 전날 성명에서도 "축구의 정신과 거버넌스는 거래 가능한 자산이 아니다"라며 "누가 재정적 이익을 얻는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FIFA가 축구를 판매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이번 제안에 대해 사전 설명을 전혀 받지 못했고 세부 내용도 알지 못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충분한 협의 과정이 없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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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은 FIFA의 계획이 경쟁법과 충돌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U 스포츠 담당 집행위원 글렌 미칼레프는 "축구의 끝없는 상업화가 이제 스포츠 자체를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앤디 버넘 총리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축구는 투자자의 소유물이 아니라 팬들과 선수들의 것"이라며 "거래를 아무리 좋을 대로 포장해 봐야 일부라도 팔아넘기면 배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축구계에선 인판티노 회장이 내년 3월 선거에서 FIFA 회장 4연임을 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하면서 FIFA를 정치로 오염시키고 월드컵을 극도로 상업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