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모닝인사이트] 中 스마트폰 산업

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저가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둔화하자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과 제품 사양 조정, 저가형 모델 축소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가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저가폰 원가 70% 상승...사양 낮추는 中 저가폰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57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상반기 감소율이 약 4%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시장 위축 속도가 빨라졌다. 가격대별로는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의 흐름이 엇갈렸다. 600달러(약 80만원) 초과 고가 시장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7.1%포인트 상승한 30.2%를 기록했다. 약 53만~80만원대 중고가 시장도 4.6%포인트 확대된 15.5%를 차지했다. 반면 약 26만원대 미만 저가 시장의 점유율은 13.9%포인트 하락한 21.6%에 그쳤다.
메모리 가격 급등은 저가형 스마트폰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모델의 출하를 줄이거나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교체를 미루는 상황이다. 일부 제품은 가격 인상으로 중가 시장에 편입되면서 통계상 저가형 시장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저가폰 시장의 위축은 소비자들의 고급 제품 선호뿐 아니라 원가 상승에 따른 제조사의 공급 축소와 가격대 이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저가형 제품은 원가 상승의 충격을 더 크게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비슷한 사양을 갖춘 저가형 스마트폰의 부품 원가(BOM)는 2026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상승했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판매가격을 유지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고, 가격을 올리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룰 수 있는 상황이다.
저가형 제품을 유지하려는 중소 업체들은 하드웨어 사양을 낮추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를 세 개에서 두 개로 줄이거나 화면 주사율을 낮추고, 메모리 용량과 생체인식 기능 등을 조정하는 식이다.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지만, 제품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해외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저가형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다.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트랜션은 TECNO·itel·Infinix 등 세 개 브랜드를 운영하며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트랜션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약 7조1160억원(354억31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5% 증가했고, 순이익은 약 3561억원으로 46.22% 늘었다.

고급화 추진 하지만…애플 이길 수 있을까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대응은 가격 인상과 제품 구성 조정으로 나뉜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한편, 저가형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가 제품군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시장 지위와 제품 구성에 따라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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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21.1%로 1위를 차지했고,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애플은 점유율 17.8%로 2위에 올랐지만 출하량은 소폭 감소했다. 오포는 점유율 15.5%로 4개 분기 연속 상위 3위권을 유지했고, 80만원 초과 고가 시장에서는 출하량이 3개 분기 연속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보는 점유율 15.3%로 4위에 올랐으며, 같은 가격대의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와 아너의 점유율은 각각 13.8%, 13.0%였다. 아너는 주요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증가했다.
일부 업체는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 원가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했다. 화웨이 메이트80 프로 시리즈는 최대 약 20만원, 샤오미17·17 프로는 약 6만원, 아너 매직8 시리즈는 약 6만~10만원 가격을 올렸다.
샤오미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저가형 모델 출하를 줄이고 고가 제품군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샤오미18 시리즈에서도 프로·프로 맥스 모델을 먼저 선보이고 기본형 모델은 후속 출시하는 방식으로 제품 출시 일정을 조정했다. 오포와 비보 역시 플래그십 제품군에 프로 맥스 모델을 추가하는 등 고가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 저가형 제품의 가격 경쟁에만 의존하기보다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격보다 제품…높아진 비용 감당할 경쟁력 필요
메모리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안기는 동시에 가격 경쟁에 의존해 온 사업 모델을 재검토하게 하고 있다. 저가 제품은 사양 조정과 제품군 축소로 원가를 관리하고, 고가 제품은 차별화된 기능과 사용 경험으로 가격 인상을 정당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급화가 모든 업체에 해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은 시장에서 저가 제품을 줄이면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고, 고가 제품을 늘리더라도 브랜드 경쟁력과 기술 차별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메모리 수급 불균형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어려움이 2027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신규 메모리 공장이 건설 계획 발표부터 가동까지 최소 2년이 걸리며, 가장 빨라도 2027년 하반기에야 실질적인 생산능력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2년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메모리 비용의 높은 수준과 변동성에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루웨이빙 샤오미그룹 총재는 지난 9월 23일 중국 SNS 웨이보에서 "메모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의 구매 및 교체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9월 2026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IFA) 기간 미디어 간담회에서도 "비용을 단순히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며, 제품을 더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