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율 하락 우려 소액 이자비용 받고 매각가격 유지할듯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으로의 매각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외환은행의 자본 상태가 배당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론스타펀드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 결국외환은행의 배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배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검찰 수사에 발목 잡혀 반년 이상 표류하면서 배당으로라도 이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국민은행과의 매각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돼 매각작업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배당 검토 발언 왜 나왔나?= 론스타는 이미 지난 9월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매각계약기간이 종료된 이후 재계약의 조건으로 매각가격 인상 또는 배당실시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그레이켄 회장의 이날 발언은 외환은행의 연내 매각이 어려워지는 마당에 이제는 국민은행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환은행의 배당 실시 여부를 스스로 결정지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해 한해 동안 외환은행을 경영한 대가를 받아야겠다는 것. 특히 지난 9월경에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매각대금 7조원의 입금이 지연되면서 론스타는 기회비용과 함께 금융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연말까지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경우 배당실시 권한은 론스타가 갖게 된다.
하지만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협의없이 배당실시를 결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민은행과의 매각협상을 깨겠다는 생각이 아닌 이상 이미 사기로 한 주인이 정해진 상황에서 물건에 '흠집'(?)을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배당 한다면 얼마나?= 외환은행이 올해 이익까지 합칠 경우 배당할 수 있는 금액은 약 1조9000억원~2조원 정도 수준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전액 배당할 경우 론스타가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은 지분율(64.62%)에 해당하는 1조2000~1조3000억원 정도에 달한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처럼 고액 배당을 실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가 고배당을 실시할 경우 여론의 강한 비난은 차치하고라도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외환은행의 자본비율이 하락하게 되고 이에 따라 1만5200원에 매각키로 한 매각가격 조정도 불가피해져 매각협상이 복잡해진다. 또 올해 은행권의 배당을 최대한 억제하고 내부 유보를 유도키로 한 금융감독당국의 정책방향과도 어긋나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외환은행의 배당과 관련 '소액배당-매각가격 유지'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매각대금 인수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과 씨티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에 대한 금융비용 정도를 배당으로 받고 대신 국민은행에 매각키로 한 가격(1만5200원)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연구원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지연으로 발생하는 130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배당으로 받으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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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과의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에서 배당을 받을 경우 국민은행과의 매각계약은 더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매각대금 지급 지연의 책임이 론스타에게 있기 때문에 가격인상이나 배당실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배당을 통해 외환은행의 이익을 가져간다면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외환은행의 가치가 하락한만큼 가격을 깎자고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론스타가 고배당을 실시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반면 론스타가 금융비용을 해결할 정도의 소액배당을 실시할 경우 양측의 협상이 오히려 단순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그동안 론스타의 매각대금 지급 지연에 대한 보상 요구를 들어줄 명분이 없었다"며 "하지만 론스타가 배당을 통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게 되면 국민은행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