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미래에셋, 삼성電을 사다

[내일의전략]미래에셋, 삼성電을 사다

이학렬 기자
2007.07.06 16:52

매도세력 '오명' 벗고 매도없이 매수만 20만주

"삼성에서는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와 삼성후자만 있다."

삼성후자(?)에 다니는 사람의 우스개 소리다. 최근들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삼성그룹에는 삼성전자와 그 외 계열사가 있다.

"돈은 들어오는 곳은 미래에셋뿐이다."

미래에셋이 아닌 다른 운용사 매니저 다수의 말이다. 주식형 펀드에 돈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미래에셋에만 들어온다고 자기네들은 돈이 없다고 한다(하긴 요즘엔 워낙 돈이 많이 들어와 미래에셋 밖으로 넘쳐흐르고 있다).

6일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다른 주식만 있었다. 삼성전자는 6.09% 오르면서 혼자서만 코스피지수를 10.7137 끌어올렸다. 같은 반도체주인 하이닉스가 4.74% 오르면서 지수를 1.5773 올렸지만 삼성전자의 그것에 비하면 '턱도 없었다.' 시가총액 2위인 포스코가 3.10% 오르면서 지수를 2.5541 올렸지만 역시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말 내준 시가총액 비중 10%도 단번에 만회했다.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에서의 막강한 힘을 되찾는 역사적(다소 오버다) 순간이다.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은 1조58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이 1조원이 넘은 적은 삼성전자 상장 32년(삼성전자는 1975년 6월11일 기업공개했다)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하이닉스와 대우증권이 각각 4658억원, 3151억원 거래됐으나 삼성전자에 비하면 역시 '턱도 없었다.' 삼성전자의 거래대금 1조58억원은 이날 코스피시장 전체 거래대금 7조830억원의 14%를 차지했다.

외국인이 11만4001주(672억원)를 사들였으나 이날 급등은 외국인보다 기관의 힘이었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20만1215주를 사들였다. 금액으로는 1250억원에 달한다. 투신은 이보다 많은 27만9742주(1717억원)를 샀다. 프로그램이 삼성전자를 215억원 내다팔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들은 삼성전자를 '콕' 찍어서 산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를 사들인 매수창구다. 이날 삼성전자 순매수창구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다. 19만8578주의 매수주문을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매도 주문은 1주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창구를 통해 삼성전자 매도 주문이 없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매수세는 아니겠지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미래에셋이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을.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이전부터 삼성전자를 조금씩 사들였다"며 "이날 순매수 창구를 봤을 때 삼성전자를 노골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내다 판 세력으로 악명(?)이 높았다. 삼성전자를 많이 들고 있는 펀드들은 미래에셋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미래에셋이 삼성전자를 펀드에 담기 시작한 것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올해들어 기관이 삼성전자를 330만주를 순매도했다"며 "수급상 더 팔 수 없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팔 수 없다고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유가 충분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D램 고정거래가는 기대이상이었다. 이 팀장은 "D램 고정가가 6월말보다 20.5% 상승한 2달러로 결정됐다"며 "10~15% 오를 것으로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관련해서는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 긍정적이다.

이 팀장은 지난 4일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8090억원에서 1000억원이상 올린 921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는 "앞자리가 8에서 9로 바뀐 것 자체가 투자자에게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13일 삼성전자가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하면 분위기는 확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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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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