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發 금융불안 심화..'셀' 모기지 현상 뚜렷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을 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차갑다. 이미 헤지펀드 2개를 청산한 베어스턴스가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베어스턴스는 급기야 운용 대표인 워렌 스펙터를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펙터는 유력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였다.
문제는 '서브프라임→신용경색→증시 하락'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와중에 서브프라임에 투자했거나 심지어 일반 모기지에 투자한 금융기관들까지 몰매를 맞고 있다. 투자자들의 홀대가 투자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 미증시는 3주연속 하락했다.
◇모기지만 들어가도 주가 폭락
지난 3일(현지시간) 미증시는 2% 넘게 급락했다. 금융주가 주도했다. 7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신용경색의 우려가 증폭됐다. 건강한 펀더멘털이 신용경색의 충격을 완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진 것이다. 메릴린치가 3.5%, JP모간체이스가 2.1% 하락했다. 베어스턴스는 6.3% 내렸다.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은행이 4.2%, 미국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추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주가는 6.6% 급락했다. 파산한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무려 52.1% 급락했다.
'모기지'라는 단어만 공개되어도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그만큼 공포심이 짙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3일 미증시는 1, 2일 반등치보다 더 많이 하락했다.
◇베어스턴스, 어디까지 악화되나
두번째 헤지펀드 청산에 이어 다른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를 금지한 베어스턴스는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S&P는 "베어스턴스가 모기지와 차임금융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어 장기적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S&P 다만 "베어스턴스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고 단기 자금요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하지 않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S&P는 현재 베어스턴스에 A+의 신용등급을 부여한 상태다.
베어스턴스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채권과 주식 트레이딩을 총괄하는 스펙터 대표를 해고할 계획이다.
서브프라임을 보는 자체적인 판단도 매우 심각하다. 이번 신용 위기가 98년 롱텀캐피털 사태나 2001년 IT 버블붕괴 보다 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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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몰리나리 베어스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특히 지난 8주 동안 채권시장 상황은 22년 이후 가장 최악이었다"며 "다만 S&P가 지적한 문제들은 투자금융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며 베어스턴스에게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했다.
◇ 모기지 많이 투자한 금융기관, 시선이 두렵다
미국 2위의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경우는 이번 신용경색의 많은 단면을 보여준다. 푸르덴셜은 지난주 후반 일부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격이 너무 심하게 하락했다며 싸게 살 기회라고 판단,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5년 안에 예상되는 최대 손실은 1억5000만달러 정도라는 근거도 제시했다.
이회사 본사는 1673억달러에 이르는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브프라임 비중은 5%(85억달러)에 그친다. 전체 투자중 서브프라임 비중은 미미하며 그나마 손실가능 규모는 훨씬 작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푸르덴셜 주가는 3일 4.8%나 급락하며 연중 저점을 경신했고 작년 12월 지지선마저 이탈했다.
미국 최대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의 서브프라임 비중은 투자자산의 1%가 안된다. 돈으로는 23억달러 정도다. 시가총액이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서브프라임과 연계된 증권에 330억달러를 투자했다. 전체 현금과 투자자산의 4.1%에 해당한다. 주가는 4%, 3%대 급락했다.
시장의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서브프라임 익스포저를 애써 공개했지만 투자자 반응은 신상치 않다.
호주의 맥쿼리은행, 대만의 타이완라이프 등 서브프라임에 투자한 아시아 기업들도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FRB가 이번에도 마지막 보루
미국 금융시장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재무부 채권만 강세이고 회사채는 급락세(금리상승)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투자가 위축된다. 여기에 집값 하락까지 더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대폭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을 주로 점검해오던 중앙은행(FRB)이 경기가 너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U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우리 해리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다른 주택 대출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사모펀드와 세컨더리시장을 얼게하고 있다. 이미 레버리지 대출과 정크본드 시장도 전염됐다"며 "FRB가 이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와 회사채간의 스프레드 확대 결과도 FRB의 반응에 달려있다"고 했다. UBS는 현재 5.25%인 기준금리가 연말 4.7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분기 미경제 성장률은 3.4%에 달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8.1% 증가하며 많은 영향을 미쳤다. 금리인상으로 기업투자가 위축되면 경기 냉각이 불가피다는 지적이다. 라잇선 ICAP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루 크랜들은 "불과 한달전에 비해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매우 우울해졌다"며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면 FRB는 서둘러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FRB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달러화는 유로, 엔화에 대해 급락했다. 10년만기 재무부 채권은 5월중순 이후 최저치인 4.70%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