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동결 계기로 글로벌 증시 안도 랠리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사태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동결을 계기로 한고비 넘어가고 있다.
미증시는 사흘째 급반등세를 지속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증시도 7월 후반 잃은 손실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신용경색 우려로 미증시는 7월 중순 이후 2주에 걸쳐 5년만의 최악의 조정을 겪었다.
FRB가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고용과 소득을 바탕으로 서브프라임 부실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황소'(낙관론자)와 같은 마인드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증시 사흘째 랠리..이머징은 더 올라
미증시는 FRB의 낙관적인 경기전망, 시스코의 실적 호전, 신용시장 안정세 회복 등이 맞물리며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8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53.47포인트(1.14%) 오른 1만3657.77을 기록했다. 사상최고치인 1만4021.95(7월17일)와는 370포인트도 채 남지 않았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0.78포인트(1.41%) 상승한 1497.49를,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1.38포인트(2.01%) 뛴 2612.98로 장을 마쳤다.
베어스턴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킨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날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등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이 최근 신용경색 위기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추세를 위협할 정도의 강한 조정을 딛고 연일 급반등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9일 1% 넘게 오르며 1만7200엔선을 회복했다. 싱가포르, 홍콩, 한국, 인도, 홍콩H지수 등 다른 아시아 증시는 더 큰 폭 반등했다.
◇블랙스톤 최대규모 펀드 조성..자금시장 숨통
미국 2위의 사모펀드 그룹인 블랙스톤이 217억달러의 바이아웃(기업인수) 펀드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4월 조성했던 200억달러를 넘는 사상최대 규모다. 최근 어려움을 겪던 사모펀드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나아가 신용경색도 이를 계기로 한풀 꺾이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짙었다. 신용경색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한 6월 이후 사모펀드의 기업인수는 3분의 1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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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대학의 스티븐 카플랜 교수는 "당장의 신용시장은 그 문이 굳게 닫혀있을 지 모르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모펀드는 매우 풍부한 돈을 보유하고 있으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시장의 자금조달도 한결 부드러워질 전망이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알폰소 잭슨 장관은 "정부가 모기지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모기지 매입 한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은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로 현재 1조4000억달러의 모기지 관련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최대 '큰손'이 모기지 채권 매입에 나서면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기업들과 사모펀드는 그만큼 부담을 덜게된다.
◇회사채시장 거래 다시 급증..유동성 재유입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과 세계 2위 식품 업체인 크래프트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151억달러의 채권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채권 매각 규모는 일별로는 올들어 2번째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크래프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용 시장 위기가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한 바로 다음날인 8일 미국에서 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전날 베어스턴스가 22억5000만달러의 채권을 매각하는데 성공한 이후 나온 것으로 채권 발행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
FAF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 에버트는 "채권 시장이 기업들에게 열렸다"면서 "유동성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캐리 트레이드 다시 활성화 전망
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6.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 약세를 주도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7% 상승한 119.68엔을 기록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신용경색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에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미국 및 세계증시가 랠리를 펼친 것도 엔화 하락에 일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를 이용한 엔화 캐리 트레이드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대표적 안정자산인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전일대비 0.117%포인트 오른 4.860%를 기록, 가격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