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공석으로 하이닉스 매각 지체
-은행 보험 증권업계도 검사일정 미뤄져 피해
-석유 관련 기업도 해외개발 업무 차질 불가피
하이닉스의 주인찾기 작업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옛 채권은행들 가운데 하이닉스 매각에 가장 적극적인 우리은행의 수장이 일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줄곧 거취가 불분명했던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정부의 교체 방침에 따라 퇴임이 결정됐다. 후임자가 결정되기까지 적어도 한달은 행장 자리가 비게 된다.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까지 사표가 수리돼 하이닉스 매각은 더 지체될 수 있다. 우리은행장 인선에는 새로운 우리금융 회장의 의사도 반영돼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이 늦어지면 우리은행장 선임까지 늦어지게 된다.
반도체산업은 오너의 과감한 투자 결정이 중요해 하이닉스의 주인찾기 작업이 지체되는 것을 놓고 우려가 적지 않다. 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에 관심이 있을 뿐 하이닉스는 뒷전이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 중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은행마저 수장 자리가 사실상 '공석'이 됨에 따라 하이닉스 매각건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박 행장의 퇴임이 결정되기 전에도 새 정부 출범 후 행장의 거취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우리은행이 하이닉스 매각에 드라이브를 걸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하이닉스 매각 작업을 올 상반기내 손 놓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하이닉스 매각처럼 공공기관장과 정부 소유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에 대한 정부 결정이 늦어지면서 민간 부문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업계는 차일피일 미뤄지는 금융감독원의 검사 일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말 대선 직후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시작된 뒤부터 금감원의 현장검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신임 금감원장이 임명된 뒤에도 임원 등에 대한 조직개편이 늦어지면서 금융회사들에 대한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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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사 임원은 "이미 통보받은 검사가 자꾸 연기되고 있어 검사 받을 입장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과 해외자원 개발에 함께 나서고 있는 석유관련 기업들도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CEO 재선임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업무 자질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공기업에 대한 인사와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