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더니 그 결과가 고작 감자 후 버거회사에 팔아넘기는 겁니까. 자본잠식이 된 것도 아닌데 감자는 왜 합니까."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하지 말아요. 지난 2년은 우리가 순진해서 당했지만 올해는 어림도 없어요. 우리는 재산과 목숨이 왔다갔다해요."
지난달 19일 대전에서 개최된제넥셀임시주주총회 현장에서 쏟아져 나온 소액주주들의 말이다. 이들은 의장이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기 무섭게 너도나도 이같이 울분을 터뜨렸다.
제넥셀은 '카이스트의 생명공학과 김재섭교수를 비롯한 교수들이 학문적인 연구결과를 산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곳으로 2005년 의료기기업체인 세인전자를 인수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했다. 이어 생명공학연구원기반의 바이오벤처기업인 에이프로젠을 인수했다.
또한 제넥셀은 올해 4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수년내에 천억원대의 매출을 이룰 것이라고 홈페이지에 제시한바 있다.
그날 주주총회장을 가득 채운 소액주주들은 제넥셀이 황우석박사에 이은 두번째 바이오 사기극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한 주주는 딸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매입했다고 털어놨다.
전년부터 사측을 대변해 나온 사람들은 주주들에 의해 문밖으로 퇴출당했다. 제넥셀 소액주주들은 이제 단순히 소수 의결권만 가지고 있는 힘없는 주주가 아니라 지난 2년간 주총을 경험하며 '학습된 주주'였던 것이다. 게다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손'들도 이날은 소액주주와 뜻을 같이 했다.
결국 소액주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감자와 합병을 추진했던 김재섭 최대주주는 지난 3월31일 재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에게 백기를 들었다. 소액주주의 승리인 셈이다.
이번 승리로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주주로서의 권리가 실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성공사례가 생겼고 자신감도 얻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