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컨트롤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동수 "컨트롤하는 사람이 아니라…"

박재범 기자
2009.05.15 16:20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외신기자간담회. 진 위원장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외신을 상대하는 자리였다.

그래서인지 권혁세 금융위 사무처장을 비롯해 임승태 금융위 상임위원, 김주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추경호 금융정책국장 등 핵심 관료들이 총출동했다.

영어로 모두 강연을 한 진 위원장은 간담회 종종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잡았다. 행사 초반 사회자가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경제를 '컨트롤(control, 통제)'하고 있다고 하자 곧바로 '컨트롤'하는 사람이 아니라 'take care of(관리)'하는 사람이라고 받아쳐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엔 "산업은행 보고 인수합병을 하는 것도 주인(정부)이 하는 것인데 주인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는데도 왜 얘기가 나오냐고 우스개 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애매하거나 민감한 질문엔 질문 의도를 되짚는 등 특유의 꼼꼼함도 확인됐다. 외국 사모펀드인 KKR이 오비맥주를 인수한 것과 관련 한국 상황이 바뀌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가 좋은 예다.

이 때 진 위원장은 "제도적 변화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정서의 변화를 묻는 것인지 확실히 해 달라"고 반문했다. 외신들이 론스타 '먹튀 논란' 등을 예로 들며 국내 투자 환경의 부정적 부분을 꼬집으려는 것은 아닌지 명확히 하겠다는 얘기였다.

관심이 쏠린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고 피해갔다. 구조조정기금 1차 조성 규모에 대해선 "대충 알지만 답변하기 어렵다.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은 뒤 추경호 금정국장을 향해 "말해도 되냐"고 물으며 질문 공세를 피했다.

45개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개선약정(MOU) 대상 그룹을 묻는 질의에도 "전체 그림을 알아도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느 그룹이 속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몇 개가 대상인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을 향한 강한 압박성 메시지는 계속 던졌다. 진 위원장은 "그룹들의 운명이 채권은행에 의해 결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결국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며 "시장이 원하는 모양의 구조조정이 안 된다면 자연스레 시장의 책임 추궁이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조정이 잘 안 되면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이 잘 되겠나, 협조하지 않은 그룹에 대해 은행이 신용공여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어떻게 되나.

▶공매도 규제 해제가 갖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적정한 시기에 어떤 방향으로 풀지 검토를 해서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하겠다.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을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났다고 보기 힘든 시점이다. 구조조정과 정책금융 등 산업은행이 많은 숙제를 갖고 있다. 적어도 금년에는 그런 쪽에 주력해야 한다.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자금 흐름이) 나아졌지만 만족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다.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자금이 부동산 등 자산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상황을 보면서 정책 수단을 발동할 것이다.

-GM대우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인지.

▶추가 지분 매입은 우리 쪽이 대주주가 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옵션 중 하나로 갖고 있다.

-외환차입구조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중장기 대출 대비 중장기 차입 비율을 80%선으로 맞추라고 지도하고 있다. 앞으로 이를 110%까지 높이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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