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대주주 지분매각에 유상증자 무산

LG이노텍, 대주주 지분매각에 유상증자 무산

박영암 기자, 유윤정
2009.08.13 16:05

LED 설비투자자금, 유증 대신 고금리 회사채 발행 불가피

LG그룹의 핵심 부품사인LG이노텍(1,068,000원 ▲204,000 +23.61%)의 대주주가 204만주를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대량 매각(블록딜)을 추진하면서 유상증자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대주주는 204만주를 전일 종가 보다 6% 할인된 가격에 우리투자증권 법인영업 창구를 통해 기관들에게 블록딜을 추진했다. 기관들에 따르면 대주주는 전량 처분을 원했지만 대주주 지분 매각 목적과 매각자금의 용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80만주만 성사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이노텍은 이날 전날보다 1만2500원(9.62%) 내린 1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 48만4130주를 훌쩍 뛰어넘어 187만8552주가 거래됐다.

LG이노텍은 LG전자가 최대주주로 50.06%(601만740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를 제외한 대주주의 개인 보유지분은 구본무 LG회장 친인척 32명, 총 220만7112주에 달한다. 204만주의 물량은 이들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대부분인 셈이다.

◇유상증자 사실상 물건너 가=증권업계는 LG전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주주들의 지분이 경영권하고는 무관해 지분 매도를 점쳐 왔다.

하지만 LG마이크론을 합병해 전자부품 업계 2위로 올라선 LG이노텍이 1위인 삼성전기를 따라잡기 위한 대규모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올해 LE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나설 경우 LG전자를 제외한 특수관계인 지분(8.6%) 및 지난달 말 보호예수가 풀린 우리사주 지분(3.9%)의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올해 LG이노텍의 EDBITA(법인세 차감전 이익)를 감안할 때 6000억원 이상의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대주주의 블록딜로 재무구조를 훼손시키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한 최적의 방법이었던 '유상증자'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의 보유현금이 15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위해선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해졌다. LG이노텍은 지난 11일 각각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우리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주관 및 인수를 맡았다.

◇ 대주주 추가 매도물량 주가에 부담=LG이노텍 대주주들의 블록딜이 일부 물량만 성사되면서 추후 추가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는 대주주 블록딜 추진이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초이후 240%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대주우의 차익실현의 욕구가 클 것으로 보인다.

올초 3만9000원(1월2일 종가기준)을 기록했던 LG이노텍 주가는 지난달 8일 14만5500원에 고점을 찍은 후 12~1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액면가(5000원)로 주식을 취득한 구 회장을 비롯해, 자녀와 종조부, 종숙, 종형제, 내종형제, 조카 등 31명의 평가 차익은 1622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권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주식을 굳이 들고 있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주주가 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블록딜이 부분 성공했기 때문에 추후 추가매도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 주가가 더 내려가야 하고 LG이노텍의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당분간 대주주 물량 출회가 주가에는 부담스러운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G이노텍 관계자는 "유증 계획은 전혀 없다“며 “대주주 블록딜의 경우 개인 지분이므로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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