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없나요"
22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연구중심병원 육성방안' 공청회에서는 300여개 좌석이 꽉 들어차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수십명이 서서 들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일선병원 관계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인파 중엔 대학병원 CEO도 있었다. 토론패널과 축사를 맡은 이정신 서울아산병원장과 손창성 고려대의료원장(대한병원협회 부회장) 뿐만 아니라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과 서현숙 이화의료원장 등도 일반 참가자 자격으로 참석해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정부 정책방향을 경청했다.
병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병원 브랜드 가치를 올리면서 잘만 되면 돈도 벌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모 병원 관계자는 "뼈 빠지게 진료해봐야 수익 1% 내기도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니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의 높은 '연구욕'도 병원이 관심 갖는 대목이다. 전국에서 1등부터 300등까지 하던 인재들이 모두 의대에 오는데 기계적으로 진료만 하고 있으니 의사들 스스로도 자괴감이 크다는 얘기다. 연구에 목마른 의사들에게 만족감을 주면서 병원 가치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가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구중심병원'은 나오지 않았다. 당장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모든 연구개발이 그렇듯 인내심을 갖고 수년동안 투자해도 성과를 얻을지 미지수인데 의사들 진료시간을 줄여주고 연구에 투입할 여유가 없다. 복지부가 '육성방안'까지 만들며 진료에 '올인'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나섰지만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다른 병원 관계자는 "메디컬클러스터 등 이미 정부가 비슷한 취지의 정책을 내놨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눈앞의 당근에만 눈독들이며 연구하는 시늉만 하는 병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될 자격을 갖춘 병원들이 '빅4' 등 이미 병원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강자들이라는 점도 논란의 불씨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환자들로 이미 거대화돼 있는데 연구라는 명목을 하나 더 붙여 지원하면 양극화만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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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부가 앞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형연구중심병원 사업의 경우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진료비 매출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병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닻은 올랐다. 대형병원들이 신약과 치료기술을 개발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며 외화를 벌어들일지, 모양만 갖춰놓고 정부 지원만 타먹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일단 정부는 병원을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