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찾아라 영화 속 대박 종목/ <본아이덴티티>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뜨거운 여름,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심심치 않은 피서지를 고른다면 아마 영화관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은행과 백화점도 있지만 은행가서 책만 읽기엔 너무 심심하고, 백화점가서 아이쇼핑만 하기엔 끓어오르는 지름신을 참기 힘들다.
여름은 액션블록버스터의 계절
이런 고객들의 니즈를 120% 반영이라도 하듯 여름 극장가는 시원한 액션과 해피엔딩의 스토리 구조, 화려한 캐스팅을 전면에 내세운 액션블록버스터 영화가 주를 이룬다.
소리만 들어도 시원한 폭발신에 주인공만 피해가는 총격신, 목숨이 경각에 달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꼭 하고야 마는 남녀 주인공의 키스신 등 검증된 스토리 라인을 따라 울고 웃다 보면 한여름의 무더위와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아간다. 바야흐로 팝콘 무비의 전성시대인 것이다.
올 여름 이런 팝콘 무비의 첫 테이프를 끊은 건 톰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나잇&데이>가 아닐까 싶다. 톰크루즈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여기서도 정부첩보요원으로, 카메론 디아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등장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직 첩보요원이 의심되는 총질과 주먹질을 보여주며 맡은바 임무를 충실이 수행한다. 로맨스와 액션의 적절한 배합, 화려한 그래픽 등 모든 면에서 007시리즈, <미션임파서블>, <미녀삼총사>의 뒤를 부지런히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액션블록버스터의 기원, 본시리즈
그러나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하는 법. 지난 2002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액션첩보영화가 나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바로 영화 <본아이덴티티>를 시작으로 한 본시리즈가 그것이다. 본시리즈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뭐라고 할까.
자극적인 맛의 인스턴트 라면이 아니라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의 잔치국수 정도? 그동안 말도 안 되는 뻥튀기 액션에 식상한 관객들의 눈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단적인 예를 들면 이런 거다. 007의 제임스 본드가 깔끔한 턱시도를 입고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본드카에 섹시한 본드걸을 태우고 다니며 우아하게 악당을 쓰러트린다면 제이슨 본은 기본 맨주먹에 장소는 빈집과 허름한 뒷골목, 옵션으로 책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싸운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물 두어개쯤은 거뜬하게 날려버리는 화려한 폭발신과 도저히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점프신, 총격신, 추격신 등이 정교한 그래픽으로 점철된 액션 대신 파쿠르(Parkour : 맨몸으로 벽을 타고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기본으로 간결하지만 강렬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독자들의 PICK!
관객들은 새로운 액션영화에 기뻐했고 1편인 <본 아이덴티티>는 개봉 당시 주말 2위, 2002년 전체 21위의 성적표를 올렸다. 전 시대 성적으로는 373위다. 대부분의 속편은 성적이 내려가는 것이 상례인데 반해 본 시리즈 2편과 3편의 성적은 꾸준히 상향곡선을 이어갔다. 2편은 해당연도 8위, 현재까지 기록으로는 전체 245위다. 3편은 2007년 개봉당시 7위, 전체로는 103위를 기록 중이다.
톱으로 치고 나가지 않지만 최고 선두권의 실속은 온전히 챙기고 있는 셈이다. 같은 첩보원류의 영화지만 완전히 반대쪽에 있는 007시리즈. 그동안 23편이나 나왔지만 2000년대 들어 흥행은 정체됐다. 여전히 개봉당일 1위는 유지하고 연간 10위권에는 들지만 전체 등수로는 100위권에 겨우 턱걸이 하는 등수다.
주식시장의 본 시리즈, 삼성전기
비슷한 예를 주식시장에서 찾아보자.
삼성전기(1,714,000원 ▼91,000 -5.04%)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기부품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 즉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이다. 창사 이래 수없이 많은 광고를 쏟아내는 삼성그룹이지만 삼성전기와 관련된 건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삼성전기가 운영하는 스포츠단은 축구나 야구 같은 유명하고 화려한 분야가 아니다. 배드민턴이라는 다소 의외의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 이효정 선수가 소속돼 있는 알짜 팀이다.
일반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멋들어진 광고 한편도 안 찍은 삼성전기지만 주식시장에선 시가총액 20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우량한 기업으로 통한다. 삼성그룹의 종합 전자부품기업으로 최근 전자업계의 화두인 LED, 스마트폰, 3D TV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기. 전 세계 가전, 디지털디스플레이, 휴대폰, 반도체기업들이 끊임없이 신기술 확보와 시장확대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전자부품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여기에 꾸준하고 안정적인 실적으로 기관은 물론 외국인들, 개미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속적인 MLCC 수요 증가로 전망 ‘맑음’
삼성전기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MLCC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LED 분야의 고성장을 이해해야 한다. 기존의 MLCC(Multi-Layer Ceramic Condensor : 적층 세라믹 콘덴서)는 일본 무라타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고용량/소형화시장을 선점하면서 세계시장점유율은 2008년 12%에서 2009년 22%까지 증가했다.
쉽게 말하자면 스마트폰은 일반폰보다 MLCC를 3.8배 더 사용하고 윈도우7은 윈도우 비스타보다 1.8배 더, 3D LED TV는 LCD TV보다 1.7배 더 사용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릴수록 3D LED TV가 더 많이 생산될수록 삼성전기의 앞날은 밝다.
주가를 살펴보자. 최근 1년 동안의 성적표를 보면 누가 뭐라 해도 국내 1위, 세계에서도 1등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불과(?) 30% 남짓 올랐지만 삼성전기는 묵묵히 제 몫을 하면서 주가도 130% 이상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실속 있는 주식이라는 거다.
본 시리즈 4편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다. 물론 4편은 만들어지겠지만 맷 데이먼의 출연 거절로 더 이상의 제이슨 본은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스마트하고 얌전한 배우로만 알려져 있던 맷 데이먼을 고뇌하는 첩보요원으로 만들며 액션까지 잘하는 배우로 만들어준 본시리즈에서 그를 볼 수 없다면 사실 더 이상의 본시리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삼성전기와 같은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 있는 기업이 계속해서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