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과 모빌리언스의 '나와바리' 비즈니스

다날과 모빌리언스의 '나와바리' 비즈니스

이항영 MTN 전문위원·안정숙 MTN 작가
2010.09.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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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영화 속 대박 종목을 찾아라/ <스카페이스>

[편집자주] 주식 탐구 25년 경력의 이항영 MTN 전문위원과 주식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에도 열두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주식초보이자 영화광인 안정숙 MTN 작가가 '영화 속 한켠에 숨어있는 대박 종목을 찾겠다'며 의기투합했습니다. 최신 영화는 물론 고전영화와 하이틴 무비, 미드와 일드 사이를 오가며 새로운 트렌드를 읽어내고 돈 되는 정보를 캐냅니다.

차마 두눈 뜨고 보기 힘들었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9월 연이어 열리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해외영화제 관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나친 폭력성과 선정성 때문에 시사회 때부터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극과 극을 달렸고 한쪽에서 모방범죄까지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최민식, 이병헌 두 배우의 악마 같은 연기력에 대해서는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위로 세우는 데 이의가 없는 것 같다. 특히 게임하듯 여성을 납치하고 밥 먹듯 살해하며 두부 자르듯 절단하는, 뭘 하든 상상 이상이었던 사이코패스 역할의 최민식은 인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과 <스카페이스>의 알 파치노

어떤 이는 이러한 최민식의 연기를 두고 <스카페이스>의 알 파치노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사실 몇년 전 네티즌을 상대로 한국판 알 파치노를 뽑아달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이가 바로 최민식이다. 살짝 쳐진 눈꼬리, 흐릿하지만 꿈꾸는 것 같은 눈동자, 그 많은 살인에도 불구하고 전혀 후회하지 않는 순수한 욕망 덩어리인 <스카페이스>의 토니 몬타나와 <악마를 보았다>의 장경철은 꽤 닮은 듯하다.

토니 몬타나란 이름이 실제로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 알 파치노는 대부 시리즈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의 연기력이 정점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기시작한 건 <스카페이스>를 통해서였다. 갱스터 영화의 모범답안으로 또 조직범죄 영화 중 베스트를 뽑으라고 하면 항상 단골로 언급되는 <스카페이스>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마약운반책을 자청한 주인공 토니 몬타나가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성공을 향한 집념, 비뚤어진 욕망, 그 욕망이 부른 파멸의 과정을 그저 드라마틱하다는 짧은 단어로 표현하기엔 정말 무리지만 <스카페이스>를 통해 언급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따로 있음으로 감동의 장면과 알파치노의 미친 연기력은 이쯤에서 마무리 하자.

조폭영화의 핵심은 '나와바리'

<스카페이스>에서 주목할 건 바로 자리싸움이다. 모든 범죄 집단· 조직범죄 관련 영화의 핵심은 결국 자리싸움인데 마약이건 술이건 간에 결국은 그걸 판매할 수 있는 자리를 먼저 차지하거나 혹은 그걸 빼앗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마피아가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게 된 결정적 시기는 금주법이 시행됐던 1920~1933년 이었다. 금주법 시기에 횡행했던 밀주사업은 'shine business' 라고 불릴 정도로 초호황을 이뤘고 이를 기반으로 195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조직범죄의 집단화가 이루어지는데 매춘, 마약, 도박 등이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1980년대 이후 조직범죄의 성장은 여전히 마약산업이 주가 되어 이루어졌는데 수많은 마약류 중에서도 중남미에서부터 들어오는 코카인이 그 중심이었다. 핵심은 값싼 코카인을 1차로 공급하는 것이었고 결국 이 자리를 차지하는 이가 산업 전체를 장악할 수 있었다. 누가 지역 소매사업을 하던 간에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물건을 받아올 수밖에 없는 바로 그 자리를 노리는 것이다. 속칭 '나와바리(なわばり)' 싸움으로도 볼 수 있다. <스카페이스>의 토니 또한 조직의 보스까지 죽여가며 이 자리를 차지하고 거물급 마약왕이 되어 어마어마한 부를 차지하게 된다. 'The world is yours!' 세상을 다 가지게 된 것이다.

휴대폰 결제, 다날과 모빌리언스의 '나와바리' 비즈니스

자리싸움, 나와바리의 논리를 그대로 주식시장에 대입해보자. 어떤 기업이 떠오르는가? 혹시라도 '다날(5,320원 ▲300 +5.98%)'과 '모빌리언스(4,245원 ▲90 +2.17%)'를 떠올린 이가 있는가? 만약 있다면 이런 분들은 투자할 때 남의 말 들을 거 없다. 본인의 감을 믿고 주식투자 해도 무방한 수준에 올라있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면 왜 '다날'과 '모빌리언스'일까? 인터넷 시대를 넘어 세상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었다. 온 국민이 즐겨하는 각종 고스톱 게임, 야구게임, 그리고 심심풀이 사주팔자, 오늘의 운세는 물론 각종 벨소리, 연결음까지 수없이 많은 모바일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품의 결제 또한 대부분 휴대폰으로 하게 되는데 그 결제과정은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통신사들은 서비스의 활용도구만 제공할 뿐이고 실제 결제과정의 모든 것은 상거래 결제솔루션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다날'과 '모빌리언스'인 것이다. 각각 다른 통신사를 통하고 있지만 결국엔 이들 업체를 거쳐야만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이니 이게 바로 자리싸움, 나와바리사업이 아니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바일로 소액결제를 하는 과정 그 어디에서도 다날의 이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잠깐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해 보라. 혹시라도 음악 사이트에서 다운 서비스를 받았다면 문자가 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자의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다날이라는 이름이 박혀 있을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는 이들 기업에게 기회이자 위기요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독과점하고 있는 애플이나 구글 마켓의 결제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는냐 없느냐 여부가 중요한 모멘텀이다.

다날은 작년부터 미국의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휴대폰결제 개발과 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5월부터 미국 휴대폰 결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지분법 손실을 이유로 실적이 악화되며 최근 한달 동안 주가가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확고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이상 다날의 장기 성장 전망엔 이상이 없다는 판단이다.

더존비즈온, 회계전산화 길목지키는 나와바리 기업

자리싸움의 대표적인 기업을 또 하나 들라고 한다면 '더존비즈온(120,000원 0%)'을 꼽을 수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개인 사업자들에게는 친숙한 기업이다. '더존비즈온'은 회계관리의 전산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국내 세무회계소의 약 90%가 동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중소기업(종업원수 300명이하) 중 6∼7%가 동사의 직접고객이다.

또한 간접사용고객의 절대다수가 세무회계소를 통해서 동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시장의 길목을 완전히 지키고 있는 전형적인 나와바리 기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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