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스타, 産銀의 '턴어라운드 펀드 1호' 투자대상에 선정…상반기 흑자전환
산업은행의 턴어라운드(기업회생) 펀드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중견기업 하나를 살렸다. 지난해 4월 턴어라운드 펀드 투자대상 1호로 선정돼 486억 원을 투자받은 썬스타 얘기다. 썬스타는 산은 PEF(사모펀드)에 의한 기업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썬스타는 지난 상반기 929억 원 매출에 1억 원의 순익을 내 흑자 전환했다. 썬스타는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매출 감소와 대규모 환차손 탓에 2008년 1000억 원, 2009년 600억 원 각각 손실을 내면서 부도위기에 몰렸다.
썬스타는 연매출이 2000억 원을 웃돌고 임직원 수가 1900여 명에 달하는 알짜 중견업체. 나이키와 휴고보스 등 글로벌 업체에 자수기와 산업용 재봉기를 공급한다. 김명규 마케팅 담당 사장은 "나이키 제품의 50%가 썬스타의 자수기와 재봉기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수기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33%로 세계 1위로 2위인 일본 타지마(17%)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1위. 재봉기 시장에선 점유율 10%로 일본 주끼에 이어 2위다.
부품 국산화율이 거의 100%에 달할 정도로 우수한 자체기술력을 갖고 있다. 처음엔 일본 제품을 갖고 와 부품 2만 여개를 모두 분석해 하나하나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이런 알짜배기 기업이 산은 턴어라운드 펀드에 구원의 손길을 뻗치게 만든 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때문. 썬스타는 환헤지를 위한 선물환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2006년과 2008년 각각 500억 원이 넘는 환차손을 입었다.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인 썬스타 입장에서 선물환 투자는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2008년엔 2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1000억 원 손실을 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썬스타는 파산 위기를 맞았다.
박인철 썬스타 회장은 급기야 2008년 말 산은을 찾았다. 산은은 썬스타에 대한 경영실사와 시장조사를 거쳐 턴어라운드 펀드 1호 투자대상으로 정했다. 김성태 산은PE 실장은 "유동성이 매우 악화돼 있었지만 우수한 기술력 때문에 위기만 넘기면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존 주식 100%를 96억 원에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470억 원을 투자했다. 구주 대금 96억 원 중 박 회장에게 16억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80억 원은 경영성과에 따라 투자 후 3~5년 사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투자자금은 2013년 이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회수키로 했다. IRR(내부수익률) 11%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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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박 회장과 기존 경영진에 위임하고 산은에선 이윤봉 재무책임자(CFO)를 파견하는 정도로 경영간섭을 최소화했다.
총 486억 원에 달하는 운영자금이 생긴 썬스타의 경영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 돼 가고 있다. 썬스타의 상반기 매출은 929억 원으로 올해 총매출은 22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매출 1590억 원보다 40.6% 늘어난 수치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김 실장은 "내년 초쯤 되면 경영상태가 기대했던 수준에 도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으로부터 긴급운영자금을 수혈 받은 썬스타는 연구인력을 78명에서 83명으로 늘리고, 생산인력은 국내와 중국을 합쳐서 550명 증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헤드터닝머신과 같은 주력 신제품이 개발됐다. 두꺼운 가죽 등에서도 보다 정교한 재봉질이 가능한 제품이다. 김 사장은 "루이뷔통 등 명품 메이커에 헤드터닝머신과 관련 솔루션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썬스타는 헤드터닝머신 개발에서 축적된 기술로 산업용 로봇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시장상황도 우호적이다. 일본의 라이벌 업체들이 엔고에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호기다. 썬스타는 자수기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썬스타의 회생으로 산은은 중견기업 회생과 투자수익이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게 됐다. 산은은 중소, 중견기업 회생을 목적으로 만든 턴어라운드 펀드를 재무안정 펀드로 전환해 1차로 20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썬스타는 박 회장의 선친인 박정수 명예회장이 지난 74년 한국미싱공업주식회사란 이름으로 설립한 재봉기 업체가 전신이다. 이후 90년 자수기업체인 한국특수정밀공업이 설립되고, 2001년 각각각 썬스타산업봉제기계, 썬스타특수정밀로 개명됐다. 지난해 두 회사가 합쳐져 썬스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