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포괄수가제, 의료계 불신 극복이 관건"

"선진국형 포괄수가제, 의료계 불신 극복이 관건"

김명룡 기자, 이지현
2012.05.21 18:45

[심평원 국제심포지엄](종합) "선진국서 검증된 제도..대형병원 참여유인 필요"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DRG 지불제도 운영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21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400명 이상의 보건의료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DRG 지불제도 운영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21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400명 이상의 보건의료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도 오는 7월부터 백내장, 맹장, 제왕절개 등 7개 질병군에 대해 포괄수가제(DRG)가 병·의원을 대상으로 의무적용된다. DRG는 개별 진료행위에 따라 진료비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질병진료에 통으로 가격을 매기는 정액식 의료비 지불제도다. 적자위기에 놓여있는 건강보험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4월 실시된 포괄약가인하의 후속으로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윤구)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DRG 지불제도 운영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미국과 유럽·호주 등 이 제도를 먼저 시행한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적용하려는 노력이다.

컨퍼런스에서 선진국 보건 전문가들은 DRG가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먼저 도입돼 시행된 결과 진료비를 줄이면서 의료의 질은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봤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계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대형병원으로 환자의 쏠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해 반대해온 사안이다. 다만 2002년부터 자율시행 해본 결과 대형병원에서 기피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 점은 보완해야할 과제로 지적됐다.

◇ DRG 먼저 도입한 유럽·미국 사례 봤더니…=레인하르트 부세 베를린 공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DRG는 다른 제도에 비해 진료량을 적절히 유지하면서도 환자 회피의 위험은 낮출수 있었다는 게 선진국의 공통적인 경험"이라며 "DRG는 의료비용의 투명성과 치료의 질을 높이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세 교수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DRG도입 이후 건강보험에서 지출하는 비용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선 DRG 이전 병원과 계약을 통해 1년간 지불할 보험료를 정해놓는 총액계약제를 시행됐다. 선지불이 많다보니 의사가 진료를 게을리하고 위험한 환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아 1990년대 들어 DRG로 전환했다.

알렉산더 가이슬러 베를린 공대 교수는 "영국과 독일에서는 퇴원 후 30일 이내에 재입원하는 환자는 포괄수가제(DRG)와 관련한 추가 지급금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고 미국의 경우 병원에서 감염이 일어난 경우 DRG에서 제외했다"고 소개했다. DRG를 적절히 활용해 의사의 부실 진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 안착을 위한 조언도 나왔다. 빌름 퀀틴 독일 베를린 공대 교수는 "DRG는 환자 그룹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 만큼 환자 그룹핑(분류)이 중요하다"며 "질환이 복잡한 환자에게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되고 단순한 환자에게는 적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퀀틴 교수는 "유럽의 경우 각 나라별 DRG환자 그룹은 500~2300개 정도"라며 한국 특색에 맞은 환자분류체계를 주문했다.

다나 포르지오네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1980년대 포괄수가제 도입 이후 병원들이 수가를 더 많이 받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왜곡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조언했다. 미국에선 DRG제도의 잘못된 점을 발견해서 해결하면 포상금을 지불하는 일종의 파파라치 제도도 도입했다.

◇국내 DRG 도입 갈등…"= 정부-의료계 신뢰 회복 필요"=국내의 DRG 도입과 관련 '신뢰회복' 문제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제기됐다. 의료계의 반발때문이다.

의료계측 발표자로 참석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대학 교수들에게 DRG를 왜 안하냐고 물어봤더니 '환자가 쏠린다', '진료에 들어가는 비용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문제를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돈이면 대학병원서 진료를 받고자하는 유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7개 질환의 DRG 수가는 시간에 쫓겨 기존 행위별 수가제를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며 "DRG를 확대 시행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의료 원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RG는 2002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시범적으로 적용됐지만 대형병원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정부 측 발표자로 참석한 배경택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의료계와 정부가 상호간에 갖고 있는 불신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해결방안 모색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학술적 관점에서 DRG를 분석한 권순만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DRG 시범적용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7개 질병군에 대한 DRG 시범적용 결과 진료비용과 재원일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며 "합병증, 재수술 등 부정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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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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