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가운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을 기다리며 약보합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49.88포인트, 0.39% 하락한 1만2727.2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말 뉴욕 증시 급등세를 촉발시켰던 JP모간이 이날 2.72% 급락하며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주택용품 소매업체인 홈디포도 1.23% 떨어졌다.
S&P500 지수는 3.14포인트, 0.23% 하락한 1353.64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11.53포인트, 0.4% 내려간 2896.94를 나타냈다.
S&P500 지수 10대 업종 중 제조업과 재량적 소비업종이 하락세를 주도한 반면 에너지업종과 텔레콤업종은 상승했다.
◆씨티그룹, 이익만 예상 상회..0.6% 상승
이날 오전에 씨티그룹은 예상을 웃도는 분기 순익을 발표해 0.6% 올랐다. 2분기 매출액은 기대치에 소폭 못 미쳤지만 시장에 별다른 부정적 반응은 없었다.
미국 3위의 은행인 씨티그룹은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2분기 이익이 주당 1달러로 1년 전 1.09달러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89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씨티그룹은 2분기 수익도 186억4000만달러로 1년 전 206억2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7억6000만달러도 미달하는 것이다.
씨티그룹은 2분기 수익이 줄어든 것은 악성 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었던 씨티 홀딩스의 활동이 서서히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한 JP모간과 웰스파고의 주가는 이날 엇갈렸다. JP모간은 2.72% 급락한 반면 웰스파고는 0.32% 강세를 이어갔다.
이번 2분기 어닝 시즌에서는 실적 부진 경고가 실적 상향 조정보다 3.3배 더 많아 2008년 이후 실적 전망이 최악이다.
하지만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로렌스 크리추라는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신중해 보이며 주가는 다소 싸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이미 그토록 많은 악재들을 듣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엄청난 호재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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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부정적 이벤트를 경험한데다 이익 기대치도 낮아져 증시가 크게 실망하며 떨어질 일은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작은 호재에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로 해석된다.
17일에는 개장 전에 코카콜라, 골드만삭스, 존슨&존슨이 실적을 공개하고 장 마감 후에는 인텔과 야후가 실적을 발표한다.
◆버냉키 의장 17~18일 의회 증언..추가 부양 기대 높아
17일은 버냉키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반기 경제 전망 및 통화정책을 보고하는 날이기도 하다. 버냉키 의장은 17일에 이어 18일에는 하원에서 증언한다.
투자자들은 6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데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도 예상을 밑돌자 버냉키 의장이 추가 부양 조치를 시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이펠 니콜라우스의 수석 부사장인 엘리엇 스파는 "내일(17일) 시장이 버냉키 의장으로부터 QE3(3차 양적완화)와 관련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처럼) 시장은 발을 구를 것이고 지난주 금요일(13일) 상승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의 증언을 앞두고 금값은 0.1% 미만의 약보합세를 보이며 1591.60달러로 체결됐다. 미국 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강화된 가운데 1.5% 상승한 88.43달러로 체결됐다. 반면 달러는 버냉키 의장이 추가 부양 의지를 표명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0.2% 올랐다. 하지만 스페인의 IBEX-35지수는 2% 급락했다.
◆미국 6월 소매판매 3개월째 감소세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소매판매가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소매판매는 4월부터 3개월 연속 줄었다. 미국 소매판매가 세달 이상 줄어든 것은 2008년 12월에서 이듬해 6월까지 장기 감소세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는 미국 취업자수 증가폭이 지난 4월부터 대폭 둔화되면서 덩달아 위축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발표된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7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7.4로 전월 2.3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0도 웃도는 것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지난 5월 17.1에서 6월 2.3으로 급락했었다.
하지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중 한 항목인 신규 주문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5월 기업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5월 기업 재고는 0.3% 늘어나 시장 예상치 0.2% 증가를 웃돌았다. 5월 기업 판매는 0.1% 감소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지출이 둔화되면서 기업들의 창고에 재고가 많이 쌓였다는 의미다. 기업 재고가 늘면 기업의 신규 주문이 감소하게 된다.
◆원자바오 총리 발언도 투심 약화에 일조
이날 뉴욕 증시가 하락 개장한 것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자바오 총리는 쓰촨성을 시찰한 자리에서 아직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반등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당분간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아직 올초에 세운 목표 범위에 있다"며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정책 효율성과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추가 부양책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은 지난 13일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6%로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그러나 전문가들 예상했던 수준에 부합해 오히려 지난 13일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IMF, 올해와 내년 글로벌 성장 전망치 하향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에 제시했던 4.1%보다 0.2%포인트 낮은 3.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로 지난 4월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하지만 소수점 아래 수치를 감안할 때 사실상 0.1%포인트 낮춘 것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IMF가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국가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유럽의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IMF는 "이처럼 약화된 글로벌 전망에 대한 하강 리스크가 앞으로도 계속될 ㅓㄳ"이라며 "가장 임박한 리스크는 지연되고 있는 혹은 불충분한 정책이 유로 지역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세계경제 둔화 등 대외여건 악화를 이유로 신흥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6%로 0.1%포인트 낮췄다. 신흥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6%에서 5.9%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특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2%에서 8.0% 낮추고 내년 전망치를 8.8%에서 8.5%로 내렸다.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올해 6.9%에서 6.1%로, 내년 7.3%에서 6.5%로 대폭 깎았다.
선진국 경제는 올해 1.4% 성장하고 내년에도 1.9% 확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경제는 올해 0.3% 마이너스 성장한 뒤 내년에는 0.7%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내년 성장 전망치는 하향 조정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