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강화 가능성에 부동산 '들썩'..실제론 행정지도 불과해 안 지켜도 제재못해
새 정부 들어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현행 LTV·DTI는 은행들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법적인 근거조차 없는 ‘행정지도’라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5년 말 금융규제 운영기준을 마련하면서 행정지도는 금융회사들이 따르지 않아도 제재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의 주요 정책수단인 LTV·DTI가 법적인 근거 없이 1년 단위로 수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달 말 종료되는 LTV·DTI 행정지도 강화 여부를 검토 중이다. LTV·DTI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8월에 각각 50%에서 70%, 60%로 완화됐다. 새 정부는 3년 전에 완화한 LTV·DTI 규제비율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TV·DTI는 정부의 강화 검토에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출렁거릴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법적인 강제력이 전혀 없는 행정지도에 불과하다. 은행업 감독규정상 정해진 비율이 있지만 금융감독원장(이하 금감원장)이 1년 단위로 비율을 정해 행정지도하고 있어 유명무실하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아파트 담보대출 기준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LTV 적용 비율이 각각 LTV 40%, 60%고 그 외 지역은 60%다. DTI는 원칙적으로 40%를 초과하지 못한다.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투기과열지구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할 수 있는데 2011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마지막으로 투기과열지구마저 모두 해제된 상태다.
감독규정에는 금감원장이 은행의 경영 건전성을 감안해 긴급하다고 인정될 경우 LTV·DTI를 10%포인트 범위 내에서 가감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를 근거로 그간 LTV·DTI 비율을 조정하는 행정지도가 1년 단위로 연장되거나 변경됐다.
문제는 행정지도는 법이나 규정이 아닌 만큼 ‘강제력’이나 ‘제재권’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말 금융규제를 개혁하면서 행정지도를 개별 금융회사 내규에 반영하도록 강제하지 못하게 했다. 또 행정지도를 지키지 않았다고 불이익(제재)을 주지 못하게 했다. 이전까지는 행정지도를 내규에 반영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면 제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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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LTV·DTI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아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출규제 비율은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감독규정이나 시행세칙 등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장은 LTV·DTI 적용비율을 가감할 때 ‘건전성’과 ‘긴급성’ 등 2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이나 경기 조절 측면에서 조정했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 정책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해 ‘냉온탕’식으로 LTV·DTI 적용비율을 조정하다 보니 결국 136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LTV·DTI는 건전성 규제로 활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경기조절 목적이 우선이었다”며 “DTI 대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될 예정인데 개인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DSR이라도 법적인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 정부의 공약 사항 중 하나인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격 인하 유도 역시 법적인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 공약에서는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급여 진료항목을 확대하는 대신 민영 보험사가 이로 인해 얻는 ‘반사이익’만큼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운영기준은 가격과 수수료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국민 생활비 절감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역시 금융규제 운영기준에 위배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수수료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있는 항목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