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과시 1척당 450억원
국제법 위반에 동맹국 편취 논란
미국과 이란,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든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려면 통항료를 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전항행'을 이유로 꺼낸 통항료는 이란이 받겠다고 주장한 것보다 15배나 많다. 국제법 위반은 물론 동맹국들이 희생 속에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호르무즈해협 20% 통행세'는 원유 약 2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 1척당 3000만달러(약 4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국제유가 배럴당 80달러 기준). 이란은 그간 선박단위 정액제 방식으로 '서비스료' 지급을 요구했는데 최대금액은 200만달러로 알려졌다. 15배가량 차이난다.

해운업계는 이런 구상이 현실화하면 업계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존 맥카운 해양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통상 화주들이 선사에 내는 운송수수료는 화물가치의 2~3% 수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0%의 수수료는 업계 표준보다 10배나 비싸 선사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령 일부 선사가 미군의 보호를 받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이 지역에서 안전위험이 커진 점을 감안, 보험사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인수를 거부해버리면 운항 자체가 원천봉쇄될 수도 있다.
위법이란 비판도 따른다. 국제법상 호르무즈해협은 선박의 자유항행이 보장된 '국제수로'다. 국제해사기구는 "국제항행에 이용되는 해협통과에 대한 수수료 부과를 반대한다. 해협을 통과한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통행세를 도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제수로는 통행세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J 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 주요 인사들이 이란전쟁 이후 계속 내온 입장이기도 하다.
미 해군참모대학의 제임스 크라스카 국제해양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통행세가 강제가 아니라 선사들이 미군의 호송서비스를 받을지 선택해서 내는 것이라면 법적 테두리 안에 들어올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권장할 만한 정책이란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