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법정 밖으로 나온 재판④

#지난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영상재판 전용법정의 영상 방청석 화면에 두 변호사의 얼굴이 크게 나타났다. 변호사들은 각각 실제 법정처럼 셔츠와 넥타이를 매고 출석했다. 재판 말미 기일을 지정하면서 판사가 "원고대리인 괜찮으시냐"고 묻자, 원고 측 변호사는 약 2초 뒤 "예 가능합니다"라고 답했다. 변호인들은 실제 법정에서처럼 화면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화면을 껐다.
원거리에서 열리는 영상재판이었으나 실제 법정처럼 정돈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절차가 진행됐다. 음향시설도 좋아 재판부가 혼잣말하는 것도 들릴 정도였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영상재판 전용법정이 5개 마련돼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재판 당사자가 먼 지역에 있는 재판에 참여할 때 주로 사용한다. 지난 16일 영상재판 전용법정 1~3호실엔 각각 △창원지법 통영지원 △춘천지법 홍천군법원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서 이뤄지는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재판 당사자들이 앉아 있었다. 이들은 헤드셋을 끼고 재판에 참여했다.
영상재판 전용법정 5호실은 영상재판을 볼 수 있는 방청 전용실이다. 영상재판 역시 일반 재판과 마찬가지로 공개재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방청을 원하는 국민들이 볼 수 있다. 이날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뤄지는 영상재판이 열렸다.
방청 전용실에 마련된 방청 가능 자리는 총 6석이다. 화면을 켜면 영상재판 전용법정 시청이라는 녹색화면이 뜨고 '※반드시 재판일정을 확인하시고 방청하고자 하시는 재판부에만 입장하시기 바립니다' '※입장시 마이크는 반드시 음소거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주의사항이 나온다. 카메라도 당연히 켜선 안된다.
법원 소속 공무원이 장비 이용을 도와주고 있으나 별도 방호관은 없었다. 일반 법정에서는 방호관이 상시 대기하면서 소란을 피우거나 핸드폰 소리가 울리면 제지하는 등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다.
영상재판의 질이 항상 좋은 건 아니다. 개인장비로 영상재판에 참여하는 경우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잦다. 실제 지난 16일 기자가 직접 방청한 재판 중 당사자가 개인장비를 통해 접속한 한 영상재판에서는 재판부가 원고 말이 들리지 않아 "잘 들리지 않는다"며 재차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원고와 원고 측 변호사 말이 겹치면서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그림자가 들어 당사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장비 문제로 기술적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여전히 있고, 화상장치를 이용하면 일반인들이 카메라 뒤에서 뭘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며 "재판 당사자 외에 한 공간에 있지 못하도록 고지는 하지만 실제로 지켜지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