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넘어 공동개발로"…한·호주 방산협력 시너지 기대

"수출 넘어 공동개발로"…한·호주 방산협력 시너지 기대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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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김연수 방위사업청 행정사무관 보고서 '미래를 위한 시너지: 한국-호주 전략 방위기술 협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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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호주왕립공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공중훈련인 2026 피치블랙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 조종사들이 20일(한국 시간) 호주 77대대 조종사들과 우정비행을 실시했다.  사진은 한·호 공군 전투기들이 핑거팁 대형을 유지하며 훈련 공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위쪽부터 호주 공군 F-35A 2대, 대한민국 공군 KF-16 2대. (사진=공군 제공) 2026.07.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서울=뉴시스] 호주왕립공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공중훈련인 2026 피치블랙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 조종사들이 20일(한국 시간) 호주 77대대 조종사들과 우정비행을 실시했다. 사진은 한·호 공군 전투기들이 핑거팁 대형을 유지하며 훈련 공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위쪽부터 호주 공군 F-35A 2대, 대한민국 공군 KF-16 2대. (사진=공군 제공) 2026.07.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한국과 호주 양국이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 인도·태평양의 새로운 방위기술 협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연수 방위사업청 행정사무관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서 작성한 보고서 '미래를 위한 시너지: 한국-호주 전략 방위기술 협력 방안(Synergies for the future: Australia–South Korea pathways in strategic defence technology cooperation)'에서 "한·호주 양국이 단순한 무기 교역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 시험장 공동 활용, 혁신기관 연계, 전문인력 교류 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의 전략적 시너지가 군사역량 제고와 산업 회복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지난 10여 년간 양국의 정치·국방 관계가 빠르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2021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로 격상된 이후 외교·국방장관 회의 등 고위급 협력체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호주의 한국산 '레드백' 장갑차 도입과 호주 질롱시에 조성된 현지 생산기지가 대표적인 성과로 꼽혔다.

양국 간 국방 협력이 진전된 배경에는 인도·태평양 안보환경의 변화가 자리한다. 강대국 간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역내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고 군비 경쟁의 속도도 빨라졌다. 특히 한국은 북한이라는 실존적 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 호주 역시 부상하는 중국의 세력 확장과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국방혁신과 방위산업 역량이 경제·산업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가 됐다고 봤다. 첨단무기를 개발하는 기술력은 물론, 이를 신속히 제조하고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며 대량생산 체계와 장기 유지·보수를 뒷받침하는 산업기반이 국가안보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해 모든 역량을 확보하기보다 기술력과 산업기반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역내 국가 간 국방 협력이 안보를 좌우하는 새로운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빠른 개발 주기와 확장 가능한 생산능력을 꼽았다.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국방혁신,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산기업 간 긴밀한 협력체계, 수직 통합된 생산구조와 높은 제조업 역량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9 자주포와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은 개발과 생산, 후속지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한국 방산 체계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지목됐다.

반면 한국이 지닌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고 봤다. 높은 인구밀도와 제한된 공역, 주파수 관리상의 제약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과 극초음속 체계, 대규모 무인·자율 체계 등을 실제 작전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첨단 무기체계는 개발 초기부터 설계와 시험을 반복해 성능을 보완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시험 규모와 방식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시험장 부족을 넘어 개발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 해외시장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주의 방산 환경은 한국과 상반된 특징을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호주는 장거리 타격체계와 극초음속 기술, 자율 플랫폼을 시험할 수 있는 광대하고 인구밀도가 낮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메라 시험장 복합단지는 장거리 무기체계와 첨단 자율 체계의 시험과 검증에 적합한 기반을 제공한다. 또 미국·영국·일본과 오랜 안보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호주·영국·미국의 안보협력체인 AUKUS를 통해 동맹국의 첨단기술·혁신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대규모 생산능력이 취약하고 함정 건조, 자율 체계 개발, AUKUS 사업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방산 관련 전문인력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대칭적 특성이 한·호주 간 국방기술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대량생산과 신속한 전력화에 강하지만 대규모 시험환경이 부족하고, 호주는 시험·평가 인프라와 동맹 네트워크는 강하지만 산업기반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이 설계, 시제품 제작, 시험, 검증, 생산, 유지지원으로 이어지는 무기체계 수명주기의 각 단계를 분담한다면 개발 위험과 비용을 줄이고 전력화 속도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협력 분야로는 자율·무인 체계가 제시됐다. 한국은 유·무인 복합체계와 인공지능 전력 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호주는 무인전투기와 무인잠수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이 처음부터 완전한 공동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기보다는 한 국가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센서, 첨단 구성품 등을 상대국의 시험환경에서 검증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접근은 민감한 핵심 플랫폼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시험과 검증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고, 향후 양국 군의 상호운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평가 협력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분야로 꼽혔다. 우메라 시험장 등을 활용해 정례적인 시험을 실시하고 개발사업 일정에 맞춘 공동 시험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민감도가 낮은 작전자료까지 상호 공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평가기준과 성능지표, 인증방식을 개발 초기부터 조율하면 향후 전력화와 통합 단계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김 사무관은 "호주의 시험 인프라를 활용해 체계 성능을 입증하고 동맹국의 평가·인증 기준에 적응한다면 한국 방산기업이 단순한 수출업체를 넘어 국제 공동개발과 시험·검증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협력이 기존 동맹을 대체하거나 그 자체로 군사적 억지력을 보장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국방기술 협력이 곧바로 원자력추진잠수함이나 민감한 기술의 공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출통제와 동맹 의무를 준수하면서 인력양성, 안전절차, 산업계획 등 통제 대상 기술의 이전과 거리가 있는 분야부터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AUKUS 참여와 같은 정치적 논쟁에 협력의 성패를 걸기보다는 당장 가능한 시험·평가와 연구자 교류, 공급망 협력 등을 통해 신뢰를 먼저 축적해야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양국은 단순한 무기 교역을 넘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함께 개발하고 시험하면서 위험을 분담하는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거창한 정치적 접근보다는 상호 이익을 입증하고 제도적 신뢰를 쌓는 실질적인 협력 활동을 꾸준히 확대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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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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