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급 부족 속 안정적 물량 확보 경쟁…장기공급계약 확산
![[샌프란시스코=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글로벌 AI 리더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용범 정책실장. 2026.07.25. bluesoda@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2514201455734_1.jpg)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249,500원 ▼20,500 -7.59%), SK하이닉스(1,759,000원 ▼160,000 -8.34%)와 전략적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있다. AI(인공지능) 산업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칩을 제때 확보하는 게 곧 경쟁력이자 생존 문제로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제품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기존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AMD 등의 데이터센터용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 확대는 물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ASIC(주문형 반도체) 개발까지 더해지면서 HBM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AI 시스템에 탑재되는 HBM 용량을 살펴보면 AMD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AI 서버용 GPU 'MI455X'에는 4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HBM4가 탑재된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GPU '베라 루빈'의 HBM4 용량(288GB)보다 50%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핵심 공급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양사의 글로벌 HBM 시장 합산 점유율은 79%에 달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빅테크 기업과 메모리 제조사 간 LTA(장기공급계약) 체결도 늘고 있다. 통상 3~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AI 반도체 수요는 최대 2배, (반도체) 전체 수요는 50~6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에 늘어나는 공급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The Midway)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발표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향후 5년간 2000억달러(약 292조6200억원) 이상 규모의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을 추진한다. 브로드컴은 구글 AI 가속기인 TPU(텐서처리장치)의 설계·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구글의 차세대 TPU에 삼성전자의 HBM4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AMD와도 HBM4(6세대)를 포함한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7500억 달러(약 1097조3300억원) 규모의 협력을 발표한 SK그룹의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MS 등 여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오픈AI와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AI 인프라 구축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UBS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수요 비중이 올해 60%에서 내년 41%로 낮아지는 대신 구글은 18%에서 30%, AMD는 7%에서 1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빅테크 기업들의 관련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요처가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방한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More HBM!(더 많은 HBM을!)"이라고 언급하며 HBM 공급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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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수요 증가는 범용 D램 시장에도 직격탄이 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하는 구조로 일반 D램보다 훨씬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생산 비중을 늘릴수록 범용 D램 생산 여력은 줄어드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2028년 이후에나 의미있는 생산량 증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수년 내에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관측이다.
반면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AI 관련 자본 지출 규모는 내년 1조달러(약 1481조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메모리 부족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고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공급계약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메모리 업체도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