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요건에서 제외되는 실수요자를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의 개별 심사를 통해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은행 여신심사위원회가 법과 규정에 일률적으로 담기 어려운 예외 사례를 판단하도록 하는 구상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생애최초 주담대의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 은행 여신심사위원회가 개별 사정을 살펴보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은행이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은 금융당국에 올려 추가 판단을 거친다.
금융당국은 부모와 같은 세대로 묶인 이른바 '캥거루족'과 소액 주택 지분 상속자 등 어느 범위까지 구제할지, 어떤 증빙을 토대로 예외를 인정할지 등을 앞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제도 악용 가능성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함께 살펴 세부 심사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금융업권 감독규정상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선 세대 구성원 모두가 과거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 부모가 집을 보유한 상태에서 같은 세대에 거주하는 무주택 성인 자녀는 본인 명의의 주택이 없더라도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해당하지 않아 LTV 우대를 받을 수 없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로 인정되면 규제지역에서도 주택가격의 최대 70%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부모 주택까지 포함해 1주택 보유세대로 분류되면 일반 주담대의 LTV 40%가 적용된다. 10억원짜리 주택을 살 경우 LTV 한도는 각각 7억원과 4억원으로 최대 3억원 차이가 난다. 이들 역시 규제지역에선 한도가 최대 6억원이다.

금융당국이 부모와 같은 세대에 거주하는 무주택 자녀의 대출 불편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2022년 무주택 자녀가 집을 사기 위해 주담대를 받아 분가할 경우 부모 명의 주택까지 처분해야 했던 규제를 개선했다. 자녀가 대출 후 3개월 안에 새집으로 전입하면 부모 주택의 처분 의무를 면제했다. 다만 자녀를 생애최초 주택구매자로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논의는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미성년 때 상속받은 주택 지분 때문에 생애최초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신혼부부의 사연이 나오면서 본격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경우는 일종의 시민위원회 형태를 도입해서 심사해 결정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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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날 총리 주재 토론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 여신심사위원회에서 집합적으로 얘기를 듣고 만약 좀 타당하다 싶으면 허용해 주는 그런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밝혔다. 시민위원회 구상을 은행의 기존 심사체계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과거 분양계약이나 입주자모집공고를 바탕으로 자금계획을 세웠지만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막힌 집단 잔금대출 문제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현재 새로 체결되는 일반 주택 매매의 잔금 목적 주담대를 별도로 완화하는 방안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부동산 토론회를 토대로 한 금융위의 대출 정책은 국토부의 공급 대책, 재경부의 세제 개편안과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늦어도 다음 달 안에는 최종안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