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200억달러 주식 순매수, 14분기 순매도 마무리
후임 에이블CEO 새 자본배분전략… 다음 투자처 주목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5·그림 왼쪽)이 물러난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4년 가까이 이어온 현금비축을 끝내고 다시 본격적인 주식투자에 나섰다. 버핏의 뒤를 이은 그레그 에이블 CEO(최고경영자·그림 오른쪽)가 버크셔의 자본배분 전략에 변화를 주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버크셔는 올 2분기 순이익이 256억7000만달러(약 36조2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5% 늘었다고 밝혔다. 주식 등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대폭 늘면서 2분기 투자이익만 126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투자이익을 제외한 순수 사업실적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12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늘었다. 버크셔는 보험·철도·에너지·제조업 등 미국 경제 전반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버크셔의 실적은 미국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채권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투자를 재개한 자금운용 전략이 순이익 급증으로 이어졌다. 버크셔의 현금 및 단기 국채 보유액은 지난 6월말 기준 3647억달러로 올 1분기 3802억달러 대비 약 4% 줄었다. 버크셔의 현금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약 4년 만이다.
버크셔는 2분기에 주식 235억달러어치를 매입하고 37억달러어치를 매도, 14개 분기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순매수 규모는 198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순매수 금액의 절반가량인 100억달러를 지난 6월 알파벳(구글 모기업) 주식 매입에 집중했다. 알파벳은 셰브론을 제치고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카콜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함께 버크셔의 5대 보유종목에 포함됐다.

버크셔는 또 미국 주택건설업체 테일러모리슨홈을 68억달러에 인수하고 자사주 매입에도 45억3000만달러를 투입하면서 1분기(2억3500만달러)의 19배 넘는 자금을 집행했다.
CFRA리서치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버크셔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에이블 CEO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방식"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 3년 동안 시장을 관망하면서 버크셔가 보유한 상장주식을 꾸준히 줄였다. 시장에선 버핏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현금을 쌓아두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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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들어 현금을 소진하면서 버크셔의 자본배분 전략이 에이블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눈길은 다음 투자처에 쏠린다. 버크셔의 현금보유액은 여전히 3600억달러(약 508조원)가 넘는다.
다만 버크셔 주주인 룬치스자산운용의 폴 룬치스 대표는 "지금처럼 시장이 활황일 때 에이블이 큰 거래에 나서긴 어려울 수 있다"며 사모시장과 주식시장 모두 가격이 높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78만86달러다. 올해 상승률은 3% 수준으로 S&P500지수의 상승률 13.3%에 못 미쳤다. 지난해 5월 사상 최고가인 80만9350달러에 비하면 3.6% 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