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농심

"미국에서 라면 하면 '신(SHIN)'이 떠오르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라면이 탄생 40주년을 맞은 올해, 농심이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30년까지 미국 연매출을 15억달러로 끌어올리고 현지 라면 시장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농심 법인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도선 미국 법인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미국은 상반기 농심 해외 매출에서 약 38%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김 법인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통해 한국의 맛, 나아가 농심의 맛을 각인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심의 현지화 전략은 미국 소비자의 생애주기에 스며드는 방식이다. 박성진 본부장은 "미국인들이 어릴 때부터 먹던 맥도날드를 성인이 된 뒤 친숙하게 찾는 것처럼 어린 시절 라면에 대한 추억이 쭉 이어지도록 만들 것"이라며 "초등학교에 농심 푸드트럭이 찾아가 시식 행사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식도 무대다. 농심은 신라면 용기면에 신랑과 신부의 사진을 넣어 피로연에서 즐기고 기념품으로 간직하는 '커스텀 웨딩 신컵 캠페인'을 올해 초 시작했다. 미국의 파티 문화에 주목해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신라면과 함께하도록 기획한 것이다. 일반인 커플부터 유명 인플루언서, 연예인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를 모집하자 하루 만에 200쌍이 신청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제품 전략은 대표 브랜드 '신'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선택 확대다. 지난해 선보인 현지 전용 브랜드 '라면쉐프'가 대표적이다. 미국 라면 시장에서 순한 맛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인 점에 주목해 불고기, 커리, 크리미 갈릭 치킨 등 나라별 인기 맛을 라면에 접목했다.

사발면으로 알려진 용기면(Bowl Noodles)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편의성은 살리면서도 한국식 맛과 넉넉한 양으로 일본 제품과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선 육개장, 김치 등 2가지 맛인 사발면을 미국에선 8~9종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누들핏'도 육성한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해 라면을 건강한 식사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이 변한 점도 농심에겐 기회다. 이태진 CSO(영업·마케팅 총괄)는 "미국인들은 아시아 음식 식감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매운맛과 떡, 김도 즐기는 등 인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15년 전만 해도 신라면이 너무 맵다며 집어던진 바이어가 있었지만 이제는 월마트 전 점포와 코스트코, 타겟 등 신라면이 없는 유통채널이 없을 정도다. 낯설고 매운 음식으로 여겨졌던 신라면이 미국 주류 시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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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법인장은 "신, 라면쉐프, 누들핏, 사발면을 각각 키워 농심이라는 브랜드로 소비자 인지도가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시작한 매운 라면의 성공을 넘어 미국인의 일상과 중요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